“집회에 여자 많다, 2030男 나와라” 민주당 연수원장 발언 뭇매

입력 2024-12-09 15:58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가 지난 8일 팟캐스트 '매불쇼'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 촉구 집회가 잇따르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교육연수원장을 맡고 있는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가 남성들의 집회 참여를 독려하면서 “(집회 현장에) 여자들이 많다”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박 교수는 지난 8일 팟캐스트 ‘매불쇼’에 출연해 “자세히 보니까 (집회) 주요 연령층이 20~30대 여성이어서 깜짝 놀랐다”며 “20~30대 남성들에게 정보를 알려주려고 한다. 여자분들이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지만, 박 교수는 “얼마나 철학적이냐”며 웃으며 답했다.

박 교수의 발언에 해당 영상에는 “시위에 참여하는 젊은 여성들은 민주 시민의 일원으로서 불의에 저항하고 목소리를 러 가는 것이지 2030대 남성들을 위한 유인책이 아니다” “남성 시민을 국가적 위기보다 여자를 보기 위해 시위에 가는 사람 취급했다”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논란이 커지자 박 교수는 댓글을 통해 “방송에서 제가 한 발언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2030대 남성들이 집회 현장에 보이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깨어있는 여성들을 쫓아서라도 시위 현장에 나타나길 바란다는 내용의 사르카즘(풍자)을 던진 것이었는데 상처를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물의 빚은 부분에 대한 용서를 구하며 시위를 축제의 장으로 바꿔주신 용기 있는 여성분들께 응원과 지지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매불쇼 측은 박 교수의 논란이 된 발언을 삭제한 상태다.

박 교수는 지난 2022년 민주당 지명직 최고위원에 지명됐다가 국립대 교수로서 특정 정당의 최고위원을 맡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에 하루 만에 사퇴한 바 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선출직 공직자와 당직자들에게 언행에 주의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김윤덕 민주당 사무총장은 공문을 통해 “본인의 잘못된 말 한마디, 행동 하나로 정국 상황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며 “특히 차별적 발언과 혐오 발언, 사회적 물의를 빚는 행동 등으로 현 상황에 악영향을 미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