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로봇디자인 시스템, 국제 학술대회 최우수 심사위원상

입력 2024-12-09 13:35
지난 6일 개최된 '시그래프 아시아 2024' 무대에서 KAIST 로봇 디자이너가 로봇을 스케칭하고 있는 모습. KAIST 제공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진이 만든 로봇디자인 시스템이 세계 최대 규모 컴퓨터 그래픽스·상호작용 분야 국제 학술대회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KAIST는 산업디자인학과 배석형 교수팀·기계공학과 황보제민 교수팀이 개발한 ‘로봇스케치’ 기술이 지난 6일 도쿄 국제 포럼에서 열린 ‘시그래프 아시아 2024’에서 최우수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고 9일 밝혔다.

전 세계에서 엄선된 10여개의 혁신 기술을 선보이는 시그래프 리얼타임 라이브는 사전 녹화 없이 6분이라는 제한된 시간 안에 실시간으로 기술의 독창성·가능성을 선보여야 한다. KAIST 연구팀이 수상한 최우수 심사위원상은 단 하나의 기술에게만 수여된다.

연구팀이 개발한 로봇스케치는 로봇을 디자인할 때 3D 스케칭에 생성형 인공지능(AI)과 몰입형 가상현실(VR)을 접목한 기술이다.

디자이너가 VR 헤드셋을 쓰고 태블릿·펜으로 복잡한 관절형 구조를 그리면 가상환경이 해당 스케치를 실제 크기의 로봇으로 구현한다. 이렇게 그려진 로봇은 강화학습을 통해 보행법을 터득한 뒤 현실 세계의 물리 법칙에 따라 움직인다.

로봇 디자이너는 컨트롤러를 이용해 이 로봇을 실시간으로 조종할 수 있다. VR 공간 안에서 디자인을 완성한 뒤 로봇을 직접 움직이면서 동작의 자연스러움과 안정성까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 6일 개최된 '시그래프 아시아 2024' 무대에서 KAIST 로봇 디자이너가 VR헤드셋을 끼고 로봇을 스케칭하고 있다. KAIST 제공

이 기술은 로봇 디자이너와 엔지니어의 소통을 원활하게 만들뿐 아니라 현실에서 소모되는 시간과 비용도 크게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이날 시연에서도 VR 헤드셋을 쓴 로봇 디자이너가 태블릿·펜으로 복잡한 관절 구조를 가진 4족 거미로봇을 수분만에 그려서 완성했다. 디자이너가 컨트롤러를 조작하자 거미로봇이 움직였고, 다시 거미로봇을 일으켜 세워 2족 휴머노이드 로봇 형태로 자세를 수정하자 디자이너의 명령에 따라 두 발로 걸었다.

배 교수는 “기존 로봇 디자인의 한계를 극복하고 로봇 디자이너가 상상하는 모든 것을 실시간으로 표현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들고 싶었다”며 “로봇 디자인은 외형뿐 아니라 로봇의 움직임과 기능, 사용자와의 상호작용까지 모두 포함한다”고 말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