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감독회장 김정석 목사)가 서울 종로구 광화문 본부를 경기도 양주시 일영연수원으로 임시 이전하기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 기감은 지난 6일 일영연수원에서 입찰 설명회를 열고 리모델링 공사의 방향과 참여 희망 업체를 위한 세부 지침을 안내했다.
일영연수원은?
기감은 1987년 경기도 양주군 장흥면 일대에 약 254000㎡ 대지를 매입해 ‘선교훈련원’ 설립을 추진했다. 양적 성장에 이어 질적 성장을 도모한다는 목표 아래 1995년 연수원 건물이 완공됐고, 연수원은 이후 20여 년간 감리교회의 영성 훈련과 지도력 개발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그러나 시설이 낡고 사용 빈도가 줄면서 2015년 장정개정위원회에서 폐지론이 제기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다행히 유지가 결정됐고 2015년 새 단장 공사를 통해 외벽 도장, 대강당 개보수, 옥상 방수 등 시설 개선을 했다.
그로부터 다시 10년이 흐른 지금, 본부 이전을 위해서는 단순 새 단장을 넘어 대규모 개보수가 필요하든 게 기감의 판단이다. 이번 공사는 일영연수원 전반(지하 1층, 지상 4층)을 대상으로 철거와 대수선, 전기 및 통신 공사, 천장과 바닥재 교체 등을 포함한 포괄적인 작업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공사 기간은 올해 12월부터 내년 4월까지로 계획했다. 김정석 감독회장은 “이번 공사는 감리교회의 재정적 안정성과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라고 강조했다.
본부 임시 이전 이유는?
현재 기감 본부는 서울 종로구에서 동화면세점과 함께 건물 일부를 사용 중이다. 해당 공간을 외부에 임대하면 연간 약 25억원, 4년간 100억원의 기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김 감독회장은 지난달 21일 열린 총회실행부위원회에서 “4년만 고생을 하면 이 기금으로 서울 내 접근성과 상징성을 갖춘 새로운 본부 건립이 가능하다”고 본부 이전을 반대하는 교단 관계자들을 설득했다. 그는 “광화문 본부는 상업적 건물로 변질해 감리교회의 정체성을 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번 이전은 교단의 재정적 기반을 강화하고 미래를 위한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영연수원의 위치적 제약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지금의 광화문 본부에서 차로 약 1시간 이상 떨어진 연수원은 접근성이 낮아 회의 참석차 지방에서 올라오는 교단 인사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총회에서는 정동제일교회와 종교교회 등 광화문 인근 교회 공간을 대여해 주요 행사를 진행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감리회는 12일까지 접수된 견적서를 바탕으로 우선협상 입찰 대상자를 선정하고 추가 협상을 통해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