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해중합 나이론 실증… 폐그물이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입력 2024-12-09 12:10
해중합 나일론 섬유 실증 테스트베드의 컨트롤룸 모습. 폐그물의 화학적 재활용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제어하는 핵심 시설이다. 부산테크노파크 제공

국내 첫 해중합 나이론 실증 시설이 부산에 들어선다. 폐그물을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파일럿 테스트베드가 구축돼 오는 11일 부산 지사단지에서 완공식을 개최한다.

부산테크노파크는 폐그물을 화학적으로 재활용해 고순도 나일론 원료를 생산하는 파일럿 테스트베드를 부산시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완공했다고 9일 밝혔다. 이 사업은 ‘화학 재생 그린 섬유 개발사업’의 하나로 추진됐다.

국내에서는 연간 약 4만4000t 규모의 폐그물이 발생하지만, 기존 물리적 재활용 기술의 한계로 인해 상당수가 소각되거나 매립되어 환경 문제를 가중하고 있다. 부산테크노파크가 구축한 테스트베드는 혁신적인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통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며, 고순도의 나일론 원료 생산을 가능하게 했다.

이번 사업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이 관리하는 프로젝트로, 저탄소 섬유산업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화학 재생 원료 중심의 산업구조 전환을 통해 환경영향평가 실증 및 첨단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테스트베드에서 생산된 고순도 나일론은 기존 섬유 제품과 그물뿐만 아니라 이차전지 등 첨단 산업 전반에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섬유산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 분야로 나일론의 가치를 확대해 나갈 전망이다.

부산테크노파크는 한국소재융합연구원과 공동으로 ‘하이드롤리시스 해중합 나일론 섬유 실증 테스트베드 구축’ 과제를 주관하며, 기반 기술을 마련했다. 이와 연계하여 케이티아이가 주관하는 ‘하이드롤리시스 기술 기반 나일론 화학재생섬유 개발’ 과제를 통해 고순도 나일론 원료를 제품화하는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부산테크노파크를 비롯해 한국소재융합연구원, 태광산업, 도아인더스, 콜핑, 다이텍연구원, 부산대학교 등 산·학·연 협력을 기반으로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이번 테스트베드 완공은 폐그물을 자원화하여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섬유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통해 부산이 친환경 섬유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테크노파크는 “폐그물을 활용한 고순도 나일론 생산은 환경 보호와 첨단 기술 산업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이루는 혁신적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