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문자폭탄에…김재원 “개딸님, 저는 빼주세요” 왜

입력 2024-12-09 10:40 수정 2024-12-09 13:20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긴급최고위원회의에서 한동훈 대표 발언 후 비공개 전환되었음에도 김재원 최고위원(왼쪽)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폐기되자 여당 의원을 향해 ‘문자 폭탄’이 쏟아지는 가운데 김재원 최고위원이 자신은 국회의원이 아니어서 탄핵소추안 투표권이 없다며 자제를 호소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최고위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존경하는 개딸 여러분. 저 김재원은 국민의힘 최고위원이지만 국회의원이 아니다”고 적었다. 개딸은 ‘개혁의 딸’의 준말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층을 일컫는다.

김 최고위원은 “(나는) 대통령 탄핵소추 안건의 투표권이 없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제부터 현재까지 수천 건의 욕설과 폭언 전화, 문자메시지가 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저는 해당 없으니 시간낭비하지 마시기 바란다”며 “개딸님 제발 저는 빼주세요”라고 덧붙였다.

김 최고위원은 박근혜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전직 3선 의원으로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된다.

7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표결을 앞두고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현역 의원뿐 아니라 주요 당직자들도 ‘문자 폭탄’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한 원내 관계자는 “비상계엄 선포 이후 문자·전화가 쏟아진다”며 “휴대전화를 ‘완충’해서 출근해도 보조배터리 없이는 2시간을 못 버틴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개인정보인 국회의원의 휴대전화 번호를 무단 사용해 조직적·집단적으로 문자를 발송하는 위법 행위가 발생하고 있다”며 “개인정보 유출과 업무방해 등 불법적 행태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적 조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여의도 국회 앞에 있는 국민의힘 당사 건물에 오물 투척 방지망을 설치하기도 했다. 여당 의원들의 탄핵안 표결 불참에 반발하는 시위대의 돌발 행동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