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바이든 보복 지시 안 할 것…관세는 미국 부유하게 해”

입력 2024-12-09 09:2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8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지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바이든에 대한 보복 수사를 강조했지만, 당선 이후 첫 언론 인터뷰에서 입장을 바꾼 것이다. 트럼프는 또 1기 재임 시절 한국산 세탁기에 관세를 부과한 사례를 언급하며 2기에서도 공격적 관세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인터뷰에서 “바이든을 쫓기 위해 특별검사를 임명할 것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나는 정말 우리나라를 성공시키고 싶다. 성공을 통해 보복을 이루고 싶다”며 “내가 그것(바이든 수사)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팸 본디(법무장관 지명자)의 결정이 될 것이며, 또 다른 영역에서는 (연방수사국장 지명자) 캐시 파텔(의 결정)”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직접 수사 지시는 하지 않겠지만 두 사람의 자체 판단으로 수사하는 것을 막지는 않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트럼프는 또 2021년 1월 6일 미 의회 의사당 폭동 사태를 일으킨 지지자들에 대해 “지옥에 살고 있다”며 취임 첫날 사면하겠다는 입장도 유지했다. 그는 “나는 매우 신속히 행동할 것이다. 취임 첫날”이라며 “그들은 몇 년 동안 더럽고 역겨운 곳에 갇혀 있었다. 그것은 매우 불공평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임기는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026년 8월까지인 파월 의장의 임기를 단축할 것이냐는 질의에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해 “정치적 행위”라고 비판해왔다.

중국, 멕시코, 캐나다 등에 선포한 공격적 관세 정책은 계속 유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트럼프는 “나는 관세를 믿는다. 관세는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고 생각한다”며 “관세를 적절히 사용하면 경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경제 외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 한국 세탁기에 관세를 부과한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1기 재임 시절) 중국과 한국에서 들어오는 세탁기에 50% 관세를 부과했다”며 “월풀과 오하이오에 본사를 둔 세탁기 회사들은 매출이 급증했다. 수천, 수만 개의 일자리를 구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이날 인터뷰에서 한국을 언급한 것은 관세를 거론하며 나온 것이 유일했다.

트럼프는 이어 “관세는 우리나라를 부유하게 만들 것”이라며 “중국은 우리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우리와 게임을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향해 방위비 압박을 이어갔다. 그는 “그들은 청구서를 지불하지 않았다”며 “그들이 청구서를 제대로 지불한다면 나토에서 미국의 역할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의 전쟁은 우리보다 유럽에 더 중요하다”고 했다.

트럼프는 이민 정책과 관련해서는 불법 체류자들을 대량 추방하고, 출생 시민권 제도도 폐지하겠다고 밝히는 등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트럼프는 수정헌법 14조가 보장한 출생 시민권 제도와 관련해 “그것을 끝내야 한다. 우리는 그것을 갖고 있는 유일한 나라”라고 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