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1차장에 오호룡… 홍장원과 ‘진실공방’은 계속

입력 2024-12-08 16:33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상계엄관련 현안보고를 마치고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국가정보원은 홍장원 전 1차장의 후임으로 오호룡 특별보좌관이 지난 6일 임명됐다고 8일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국 안정 방안을 당에 일임하겠다”는 내용의 대국민담화 직전 단행한 인사다.

국정원은 이날 공지를 통해 “오 신임 1차장은 임용 후 30여년간 해외 정보수집, 대외협력 등 해외 분야 업무에만 종사한 순수 정보맨”이라며 “풍부한 현장경험과 지휘역량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안보 이슈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 신임 1차장은 1960년생으로 서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국정원 공채로 임용됐다.

국정원은 이날도 홍 전 1차장과의 진실공방을 이어갔다. 국정원은 공지를 통해 “국정원은 국무총리로부터 공직자 임명을 위한 인사자료를 요청받은 바 없다”며 “홍 전 1차장 교체가 ‘정치인 체포 지시를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계엄 해제 이후 홍 전 1차장은 ‘현 상황을 감안할 때 국정원장이 이재명 대표에게 전화를 하는 게 좋겠다’라고 말했고 국정원장은 이러한 언행이야말로 국정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시킬 수 있는 사안이라고 판단해 대통령께 교체를 건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장은 계엄이 발표된 지난 3일 밤부터 홍 전 1차장이 지금 주장하고 있는 ‘대통령의 정치인 체포 지시’가 있었다는 그 어떤 보고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알려드린다”고 강조했다.

앞서 홍 전 1차장은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 직후 전화를 걸어 “이번 기회에 (정치인 등을) 싹 다 잡아들여 정리하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방첩사령부로부터 구체적인 체포 대상 명단도 전달받았다고 했다. 이후 조태용 국정원장과 국정원 1·2·3차장, 기획조정실장 등이 모여 회의를 열었는데, 홍 전 1차장이 “한동훈과 이재명을 잡으려 한다”고 보고하자 조 원장이 고개를 돌린 채 “내일 아침에 얘기하자”고 했다는 게 홍 전 1차장의 주장이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