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22·나이키)이 무빙데이에서 무려 10타를 줄여 역전 우승 기회를 잡았다.
김주형은 8일(한국시간) 바하마의 올버니 골프코스(파72·7449야드)에서 열린 히어로 월드 챌린지(총상금 500만달러) 사흘째 3라운드에서 더블보기 1개를 범했으나 버디를 무려 12개나 쓸어 담아 10언더파 62타를 몰아쳤다.
중간 합계 15언더파 201타를 기록한 김주형은 전날 공동 10위에서 7계단 오른 3위에 자리했다. 이날 6타를 줄여 중간합계 17언더파 199타를 기록해 단독 선두에 자리한 저스틴 토머스(미국)와는 2타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
김주형은 1번 홀(파4)부터 4번 홀(파4)까지 4연속 버디를 잡으며 상승 분위기를 잡았다. 7번 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한 김주형은 9번 홀(파5)부터 11번 홀(파5)까지 3연속 버디에 이어 14번 홀 부터 16번 홀(이상 파4)까지 또 다시 3연속 버디를 추가해 선두권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17번 홀(파3)에서 통한의 더블보기를 범한 것이 옥의 티였다. 티샷이 그린 왼쪽 벙커에 빠진데다 두 번째샷마저 짧아 벙커를 벗어나지 못했다. 세 번째샷을 홀 8.5m 지점에 올렸으나 투 퍼트로 홀아웃해 2타를 잃었다.
그러나 마무리를 깔끔히 하면서 기분 좋게 라운드를 마쳤다.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두 번째샷이 그린 왼쪽 벙커에 들어갔으나 홀까지 14m 가량 남긴 지점에서 친 세 번째샷이 그대로 홀 속으로 들어가 12번째 버디를 잡았다. 김주형의 이 버디는 PGA투어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 메인으로 소개됐다.
신들린 퍼트감이 타수를 대폭 줄인 원동력이 됐다. 이날 김주형의 온그린시 평균 퍼트수는 1.23타로 출전 선수 20명 중 단연 1위였다.
그는 경기 후 “기대하지 않았던 장거리 퍼트를 몇 차례 성공하면서 좋은 기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며 “특히 17번 홀에서 경험 부족으로 실수가 나왔는데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 마무리를 잘 할 수 있었다”고 라운드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내일 바람이 어떻게 불지 모르겠지만 오늘처럼 내 경기에 집중하려고 한다”면서 “마지막날 한국의 팬분들이 많이 응원해 주시면, 더 많이 힘이 날 것 같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회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 재단이 주최하며 PGA 투어 정규 대회는 아니지만 세계 정상급 선수 20명이 출전해 나흘간 컷 탈락 없이 경쟁한다. 우즈는 이번 대회에 선수로 출전하지 않고 호스트 역할만 한다. 상금은 공식 데이터로 반영되지 않지만 세계 랭킹 포인트가 걸려 있다.
출전 선수 20명은 올 시즌 메이저대회 우승자 및 챔피언 등으로 우즈의 초청을 받은 최정상의 선수들이다. 우승자에게는 100만 달러(약 14억2000만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맨꼴치를 하더라도 15만 달러를 받는다.
2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달리던 디핀딩 챔피언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이날 3타를 줄이는데 그쳐 2위(중간합계 16언더파 200타)로 밀렸다.
2라운드까지 공동 5위에 자리하면 상위권 입상이 기대됐던 임성재(26·나이키)는 이븐파를 쳐 공동 8위(중간합계 7언더파 209타)로 밀렸다. 11번 홀(파5) 이글이 12번 홀(파3)과 17번 홀 보기로 빛이 바랬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