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아이는 착해요”…450살 ‘진짜’ 산타가 전한 특별 메시지

입력 2024-12-08 08:00 수정 2024-12-08 08:00
지난 6일 에버랜드를 방문한 핀란드 공인 산타클로스의 모습. 에버랜드 제공

190㎝에 달하는 큰 키와 푸근한 배, 상체를 모두 덮는 복슬거리는 흰 수염, 코끝까지 내려쓴 은테 안경. 핀란드가 인정한 전 세계 유일한 공식 산타클로스(산타)가 유럽 대표 항공사 핀에어를 타고 에버랜드를 찾았다.

지난 6일 에버랜드에서 만난 산타는 자신의 나이를 대략 450살이라고 소개했다. 너무 오래돼 가물가물하다는 농담도 덧붙였다. 산타는 1년 중 크리스마스가 있는 12월에 가장 바쁘다. 아이들에게 줄 선물 목록을 마지막으로 점검하고 순록들도 돌봐야 하지만, 한국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 3박 4일 동안 한국을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공식 산타’가 된 과정에 대해 묻자 그는 “산타 고등학교 같은 곳은 없다”며 “산타는 태어날 때부터 산타로 살아간다”고 말했다. 산타의 존재를 믿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말에는 수염을 쓰다듬으며 “나는 여기 있다. 누구든 내 수염을 만져보고 확인할 수 있다(I’m here. Anyone can touch my beard and feel it)”고 답했다.

지난 6일 에버랜드를 방문한 핀란드 공인 산타클로스의 모습. 에버랜드 제공

착한 아이와 나쁜 아이를 구별할 수 있으며, 우는 아이에게는 선물을 주지 않는다는 통념과는 달리 산타는 “모든 아이는 착하다”고 말했다. 이어 “세상에 나쁜 아이는 없다. 울거나 조금 말썽을 부리는 아이들에게는 큰 포옹(Big hug)을 해주면 된다”며 “나는 모든 아이들을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아이들이 원하는 선물은 핀란드 로바니에미 산타 마을로 도착하는 편지로 파악한다고 했다. 우리 주변에 비밀리에 존재하는 요정(엘프)들도 산타를 돕는다. 산타는 “아이들이 원하는 선물을 요정들이 알려주기도 한다”며 “물질적인 선물뿐만 아니라 즐거움과 행복을 전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더 이상 선물을 받지 못하는 어른들에게는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선물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기쁨과 행복을 나누는 것”이라며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웃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사랑을 나누는 것이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라고 말했다.

산타는 크리스마스 당일 전 세계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준 뒤 고향인 핀란드로 돌아간다. 바쁜 하루를 보낸 산타는 약 일주일 동안 푹 쉬며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고 했다. “주로 사우나를 즐기고 핫초코를 마시며 휴식을 취한다. 여름에는 호수에서 수영을 하고, 겨울에는 시간이 나면 스키를 타기도 한다.” 짧은 휴식이 끝나면 산타는 다시 크리스마스를 준비한다. 전 세계에서 도착하는 아이들의 편지를 확인하고 선물을 준비하는 한편 순록들을 돌보며 한 해를 보낸다.
지난 6일 김율(9)군과 에버랜드를 방문한 핀란드 공인 산타클로스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에버랜드 제공

이날 산타를 가장 먼저 만난 행운의 주인공은 경기 수원에서 온 김율(9)군이었다. 김군은 공식 산타가 한국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어머니 이하루(36)씨와 오전 일찍 에버랜드를 찾았다. 김군은 “산타 할아버지는 제가 가장 존경하는 어른”이라며 “태어날 때부터 산타 할아버지를 꼭 만나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율(9)군이 산타클로스에게 작성한 편지. 이하루씨 제공

기념 촬영을 위해 산타에게 다가간 김군은 직접 준비해 온 편지를 산타에게 전달했다. 한국어를 못 하는 산타를 위해 영어로 편지를 작성했으며, 산타의 초상화도 함께 그렸다. 김군은 “산타 할아버지께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 선물을 많이 주셔서 감사하다고 편지를 썼다”며 “산타 할아버지도 저에게 편지를 주어 고맙다고 말해 주셨다”고 전했다.

한편, 에버랜드는 8일까지 ‘산타 밋앤그릿(Meet&Greet)’ 행사를 진행한다. 산타는 에버랜드를 찾은 고객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기념품을 증정하며 특별한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윈터토피아 겨울 축제 개막일을 맞아 에버랜드가 산타클로스 공식 항공사인 핀에어와의 콜라보를 통해 마련했으며, 추첨을 통해 한 명에게 핀란드 로바니에미 왕복 항공권 2매를 증정하는 현장 참여 이벤트도 함께 진행한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