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추경호 원내대표 사의 표명…“탄핵은 수습 아닌 증오와 혼란의 길”

입력 2024-12-07 22:37 수정 2024-12-07 22:40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7일 오후 국회 국민의힘 당대표실에서 나와 비상 의원총회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7일 “헌정사상 세 번째 대통령 탄핵 표결이 이뤄진 작금의 상황에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사의를 표했다.

추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마지막 발언에서 “집권여당의 원내대표로서 작금의 국정 혼란을 막지 못한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비록 우리가 당론을 정했다고 했지만, 의원 여러분 개개인의 생각이 저마다 다르다는 것을 왜 모르겠나”라며 “그렇지만 당과 나라를 위해 서로 자중자애하고, 자제력을 발휘하고, 인내심을 발휘하고 계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선배 동료 의원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이날 국민의힘은 본회의 전 열린 의원총회를 통해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해 모두 반대할 것을 당론으로 정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해서는 전원 불참을 당론으로 정해 표결 전 의원들이 집단 퇴장했으나, 안철수·김예지·김상욱 의원이 본회의장에 들어가 표결에 참여했다.

추 대표는 “우리가 탄핵만은 막아야 한다고 당론을 모아 탄핵을 막은 것은 헌정질서를 지키고 국민을 지키기 위한 무거운 결단”이라며 “탄핵은 수습의 길이 아닌 증오와 혼란의 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명백히 잘못됐다”며 “하지만 현 정부 들어 스물다섯 번이나 발의된 민주당의 탄핵 남발도 결코 죄가 가볍지 않다.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탄핵이 가결되면 우리가 지금껏 숱하게 비판해온 민주당의 겁박정치가 이제 헌법재판소를 향해 갈 것”이라며 “그 무거운 책임을 소수의 헌법재판관에게 떠넘기지 말고 우리 집권여당이 오롯이 떠안고 풀어가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여러분 모두 자랑스러운 국민의힘 당원으로서, 그리고 헌법기관으로서, 76년 대한민국 헌정사를 지키기 위한 의정활동을 해 나가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 조지연 원내대변인 등 원내 지도부도 추 대표와 함께 사의를 표명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