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7일 국민의힘 의원 대다수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하자 의원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본회의장으로 돌아와 투표할 것을 요구했다. 여당 의원 중에서는 안철수·김예지·김상욱 의원 등이 표결에 참석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 단상에 올라 윤석열 대통령 소추안 제안설명을 앞두고 한동안 침묵을 지켰다. 여당 의원들이 ‘김건희 특검법’ 표결 후 집단 퇴장한 데 대해 항의 의사 표시를 한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법은 찬성 198표 대 반대 102표로 부결됐다.
박 원내대표는 “지금 안철수 의원께서 자리에 있다. 단 한 명 자리에 계신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해 설명하면서 윤 대통령의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헌법을 준수하고 수호해야 할 책무를 질 대통령이 스스로 헌법을 파괴하고 헌정질서를 유린하는 폭거를 자행했다”며 “비상계엄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윤석열 탄핵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엄중한 문제”라며 “정쟁의 대상이 아니고 정치적 유불리를 따질 사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제안설명을 마무리한 뒤 ‘가나다’순으로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서 이름을 따라 불렀다. 지난 4일 새벽 비상계엄해제요구 결의안에 찬성했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다시 한 번 부르며 “어서 돌아오라”고 호소했다.
본회의장에 앉아 있던 안 의원의 이름이 호명되자 민주당 의원들은 “감사합니다”라고 일제히 외쳤다. 안 의원이 고개를 살짝 끄덕이자 박 원내대표는 안 의원 쪽을 바라보며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름을 모두 부른 뒤에는 “내란 공범이 될 것인가 국민의 편이 될 것인가 선택해야 한다”며 “역사와 국민을 두려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내란수괴 윤석열 탄핵에 동참하는 게 국회가 해야 할 역사적 책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오후 6시50분 기준 안철수·김예지·김상욱 의원 3명이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석했다. 김예지 의원은 표결이 시작되자 본회의장에 들어왔고, 이에 야당 의원들은 박수를 치며 환영했다.
김상욱 의원도 이후 본회의장에 들어와 투표했고, 야당 의원들은 마찬가지로 박수로 반겼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김상욱 의원에게 몰려가 악수를 건넸고, 일부는 끌어안으며 격려하기도 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