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절기에 우리는 참담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말도 안 되는 현실에 분노하며 참된 민주주의를 기원하는 시국 기도회에 동참한 여러분 감사합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첫 주말인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앞. 김종생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가 이 같이 말하며 “국민 위에 군림하는 악한 세력을 꺾고 공의의 권세이자 참된 민주주의로 오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며, 무도한 정부를 심판해 주기를 기도한다”고 전했다.
NCCK시국회의(상임대표 김상근 목사)·윤석열 폭정종식 그리스도인 모임·기독교시국행동 등 312개 교계 단체는 이날 ‘윤석열 탄핵 촉구 시국 기도회’를 열고 범국민행동에 동참했다. 기도회에는 ‘국민의 명령, 윤석열 퇴진’ ‘소수자 탄압 윤석열은 퇴진하라’ 등의 팻말을 든 목회자들과 개신교인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 단체는 시국 선언문을 발표하고 “지난 3일 어떠한 합법적인 절차와 명분도 없이 선포된 윤석열의 ‘비상계엄령’은 민주주의 시계를 거꾸로 돌려놓았다”며 “윤석열은 자신의 비루한 처지를 역전시키기 위해 군을 동원해 민의의 전당 국회를 군홧발로 짓이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윤석열 탄핵’의 짧은 구호를 진정 몸으로 살아내려 한다”면서 “지난 2년 가난한 이는 더 가난해졌으며 갈등을 조장하더니 어렵게 쌓아 온 평등의 가치는 일순간에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이 땅에 평화의 왕으로 다시 오실 아기 예수를 기다리는 대림절기, 그리스도인들은 무너진 세상을 바라보며 하나님 나라를 간절히 소망한다”면서 “평등의 세상을 바라는 이들의 간절한 기도가 이뤄지는 그 날까지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거리에서의 예배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국민 담화를 열고 “저는 12월 3일 밤 11시를 기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약 2시간 후 12월 4일 오전 1시경 국회의 계엄 해제 결의에 따라 군의 철수를 지시하고, 심야 국무회의를 거쳐 계엄을 해제했다”며 “또다시 계엄을 발동할 것이라는 얘기들이 있지만, 분명하게 말씀드린다. 제2의 계엄과 같은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저의 임기 문제를 포함해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며 “향후 국정 운영은 우리 당과 정부가 함께 책임지고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