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 표결을 앞둔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안팎에는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여야 지도부는 표결을 앞두고 상황을 점검하며 표 단속과 함께 상대방의 동향을 탐색하는 중이다.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힘 의원들은 특히 윤 대통령의 이날 오전 담화 이후 반응을 타진하면서 막판까지 고심하는 모습이다. 안철수 의원은 페이스북에 “만약 윤 대통령의 퇴진 방법과 시기에 대한 계획이 없는 상황에서 국민께 아무런 대안 제시가 없다면, 국민이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며 “표결 전까지 윤 대통령의 퇴진 일정이 수립되지 않는다면 국민의 뜻에 따르겠다는 저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썼다. 반면 탄핵 찬성 의견을 밝혔던 조경태 의원은 이날 비공개 의총에서 한동훈 대표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한 대표는 한덕수 총리와 만나 국정 안정화 방안을 논의하는 등 끝까지 상황 파악과 향후 대책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막판까지 표결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고 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오후 3시쯤 국회의사당 원내대표실을 나와 의원총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와 지도부가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뒤 의원총회를 열고 국민의힘 의원들의 참여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힘이 탄핵에 계속 반대하겠지만, 국민의힘이 얼마나 반국민적·반국가적인지 알리고, 내란 범죄 행위에 동조하는 사실상 공범이라는 점을 역사 속에서 증명하겠다”면서도 물밑에서 설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회의사당 앞에는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가 3시부터 시작됐다. 신고된 인원 20만명을 넘어서는 인파가 몰려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과 여의도역은 무정차 통과하는 상황이다. 여의도 밖 당산역과 신길역 등에서 내려 걸어오는 인파도 끝없이 늘어서 있다. 민주노총과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 주최인 이 집회는 의사당대로 양방향 전 차선을 점거하고 여의도공원 앞까지 들어찼다.
광화문에서는 전광훈 측 주최로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국민운동본부(대국본)이 주최한 집회는 동화면세점 앞에서 시청역까지 약 450m 구간 5차로를 차지하고 진행중이다. 참가자들은 “윤석열을 지키자”는 구호를 외치고 ‘이재명 구속하라’, ‘주사파 척결하라’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