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이 평화다!” 언 손 호호 불며 여의도 꽉 채운 시민들 [포착]

입력 2024-12-07 15:46 수정 2024-12-07 16:45
연합뉴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첫 주말인 7일 이번 사태를 초래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 표결이 열리는 서울 여의도 일대는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기 위해 모인 인파로 가득 찼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일인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촛불행동 주최로 열림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118차 촛불 대행진‘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오후 12시30분 국회 정문 앞에는 ‘탄핵이 평화다’ ‘윤석열을 탄핵하라’ ‘내란 수괴 윤석열 체포’ 등 문구를 적은 손팻말을 들고 파란색 목도리를 멘 시민으로 가득 찼다. 더불어민주당 깃발과 ‘정치 검찰 해체’ ‘윤석열 정권 퇴진’ ‘노무현’ 등을 적은 깃발이 함께 바람에 나부꼈다.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 대표 등 민주당 의원들이 국회 경외를 한 바퀴 도는 모습도 목격됐다. 이들과 민주당 지지자들은 손팻말을 들고 “윤석열 탄핵”을 외치며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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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이 지나자 집회 현장 곳곳 인파는 더 늘어났다. 국회 입구 맞은편인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1번 출구 쪽에는 범국민 촛불 대행진을 예고한 진보 성향의 단체들이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 주권 실현! 사회 대 개혁!’등의 문구를 전광판에 띄워뒀다. 이들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지난 3일 기자 회견 동영상을 켜둔 채 “윤석열 탄핵”을 소리 높여 외쳤다. 차갑게 부는 바람에 꽁꽁 언 손에 입김을 불어 녹여가며 팻말을 흔들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을 앞둔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가 국회 앞 집회 참석을 위해 모인 시민들로 꽉 차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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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집회 현장에서는 아이를 데리고 나온 부모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아이 2명과 함께 전북 전주에서 상경했다는 40대 남성 A씨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국이 납득이 되지 않아 화가 났다. 아이들에게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역사의 현장을 보여주려고 함께 나왔다”라고 말했다. 이곳에서 전날부터 밤을 새웠다고 밝힌 20대 남성 B씨는 “금요일 퇴근 후 고등학교 동창들과 만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윤 대통령을 국민 손으로 끌어내리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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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대학생 시국대회’에 참여한 대학생들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며 손팻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후 3시 국회 앞에서는 진보 단체들이 주도하는 촛불 행진이 열렸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 주최 측은 집회 참여 인원이 총 20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최대 규모다. 경찰은 여의도에만 140여개의 기동대 중대를 배치했다. 탄핵안 부결 시 벌어질 수 있는 소요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보수단체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등의 '자유 대한민국 수호' 국민혁명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함성을 외치고 있다. 뉴시스

한편 국회의사당역 5번 출구 쪽에서는 수백명 규모의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시위도 열렸다. ‘한동훈은 제2의 김무성’ ‘위헌적 탄핵 반대’ 등을 적은 손팻말을 든 이들은 “국민의 이름으로 헌법을 파괴한 졸속 탄핵을 반대한다” “가짜 뉴스조차 걸러내지 못한 졸속 탄핵” “북한을 적대시한 게 탄핵 사유냐”라고 외쳤다. 이 밖에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도 윤 대통령 지지 인파가 주사파 척결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