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개막 5회 차를 맞이한 국내 최대 서브컬처 축제 ‘애니메이션 X 게임 페스티벌(AGF) 2024’가 포문을 열었다. 개막 첫날 행사장은 이른 새벽부터 전국의 서브컬처 마니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코끝이 발개질 정도의 영하 날씨에도 행사장 방문을 기다리는 게이머의 얼굴엔 웃음꽃이 가득했다.
올해 AGF는 오는 7일과 8일 양일간 경기 고양시 소재 일산 킨텍스 제1전시관에서 열린다. 2018년부터 열린 AGF는 애니메이션과 게임이 중심인 오로지 게이머를 위한 축제다. 행사는 애니플러스와 대원미디어, 소니 뮤직, 디앤씨미디어가 공동 주최하고 스마일게이트, 명조, 메가박스 등이 후원한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국내외 75여 개 회사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다.
AGF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 행사는 출범 첫해부터 3만2593명의 관람객이 방문했고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엔 6만5442명의 관람객이 행사장을 다녀갔다.
오픈 시간인 오전 10시 전부터 행사장은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로 가득 찼다. 입구에선 입장 대기열 끝이 안 보일 정도로 줄이 길게 늘어섰다. 입장이 시작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부리나케 부스로 뛰어가는 관람객들의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조직위는 안전에 만전을 가했다. 현장 혼잡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시장 입구 분리 및 전면 개방을 진행했다. 행사장 곳곳엔 안전한 관람을 위한 문구도 적어 배치했다.
국내 게임사 넷마블, 스마일게이트, 네오위즈, 웹젠,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클로버 게임즈 등이 AGF에 부스를 준비하고 이벤트를 준비했다.
넷마블은 자사의 대표 서브컬처 게임 ‘페이트/그랜드 오더(페그오)’로 부스를 차렸다. 게임 속 ‘2부 7장 시나리오’를 콘셉트로 잡았다. 이용자 사연을 읽어주는 보이는 라디오, 일본 성우와 게임 개발 디렉터와 함께하는 시간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엑티비티한 체험형 이벤트 위주로 준비했다. 게임 속 핵심 요소인 커맨드 카드인 ‘아츠’ ‘퀵’ ‘버스터’를 차용해 제한 시간 내 발판을 밟아 게이지를 채우는 미션, 최대한 많은 버튼을 터치하는 게임, 해머를 힘껏 내리쳐 기록을 세우는 체험 등을 운영한다.
현장 부스에서 만난 이종혁 페이트/그랜드 오더 사업부장은 “작년엔 전시 콘셉트 위주로 부스를 꾸렸다면 이번엔 유저의 니즈에 맞춰 활동적인 체험형 이벤트를 준비했다”면서 “티켓값이 아깝지 않게끔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추운 날씨에 먼 길 마다하지 않고 행사장에 방문해주신 마스터(유저) 분들께 감사하다. 이틀 동안 충분히 즐기다 가시길 바란다. 페그오의 이야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장 눈에 띈 부스는 스마일게이트다. 2년 연속 참여한 스마일게이트는 올해 ‘에픽세븐’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 ‘아우터플레인’과 게임 플랫폼 ‘스토브’ 게임 7종을 선별해 다양한 게임을 홍보했다.
마치 게임 속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섬세하게 꾸린 부스가 눈길을 끌었다. 에픽세븐은 ‘행운의 빵집’ ‘아르타이의 대장간’ 등 체험 공간부터 마을 특제 오락기, 설원 속 대결 등의 콘셉트를 활용해 부스를 차렸다.
내년 출시 예정인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의 어두운 게임 분위기를 십분 살렸다. 요원 적합도 테스트, 퍼스트 ID 발급, 카오스 침투 시뮬레이션 등 유저의 취향에 맞게 공간을 차렸다. 이 밖에도 연애 시뮬레이션 장르로 꾸린 스토브의 ‘러브 랩’ 등 이색적인 볼거리가 준비했다. ‘리프레시 존’을 설치해 관람객이 쉴 수 있는 휴식 공간도 제공했다.
클로바게임즈도 자사의 서브컬처 신작 지식재산권(IP) ‘헤븐헬즈’를 이용해 부스를 차렸다. 학생물답게 48명의 교복을 입은 아카데미 스태프가 일일 짝꿍이 돼 직접 유저를 맞이하고 게임을 알아가는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는 자사가 개발 중인 육성 시뮬레이션 장르 ‘프로젝트 C’를 출품해 게임 속 세계관인 캠퍼스를 바탕으로 부스를 꾸렸다. 라커룸, 수련실, 운동장, 교실 등 별도의 공간을 구성해 미니게임을 마련하기도 했다.
웹젠은 신작 ‘테르비스’를 출품하고 42초 분량의 테르비스 오프닝 애니메이션 영상을 공개했다. 네오위즈는 ‘브라운더스트2’ 부스를 차렸고 컴투스홀딩스는 대체불가토큰(NFT) 거래소 ‘엑스플래닛’을 홍보했다.
해외 게임사 중에서는 레벨인피니트가 퍼블리싱하는 시프트업의 ‘승리의여신: 니케’ 도 단연 인기 부스였다. 승리의 날개 포토존을 중심으로 코스프레 존, 미니 게임, 팬 아트 갤러리 등이 배치돼 즐길 거리를 제공했다. 쿠로게임즈는 ‘명조’ 부스를 냈고 요스타는 ‘명일방주’와 ‘작혼: 리치마작’을 출품했다.
이날 행사장에서 만난 A씨(20)는 “AGF에 오기 위해 전날 전주에서 출발했다. 오늘 오전 6시에 행사장에 도착했다”면서 “원래 서브컬처 게임을 좋아하는데 그중에서도 프로젝트 문의 ‘림버스 컴퍼니’를 좋아한다. 개발진이 지금처럼만 운영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일산=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