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도니람 선교사도 힘들었던 ‘난공불락’ 불교권 선교, 대안은 C2C 전도법

입력 2024-12-06 17:09
미국 캘리포니아 미션포인트교회 성도가 2019년 라오스 현지 청년들에게 C2C를 활용해 그림으로 복음을 전하고 있다. 국민일보DB

미얀마(버마) 최초의 미국 선교사인 아도니람 저드슨(1788~1850)은 1813년 선교를 떠나 6년 만에 ‘마웅 노’라는 버마족 한 명에게 침례를 줬다. 그가 ‘한 명의 버마인 개종자를 얻는 것은 호랑이 입에서 이빨을 빼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말을 남길 만큼 버마족의 복음화율은 1%가 채 되지 않는 미전도종족 선교(0.09%)로 남아있다. 버마족 선교는 선교사들에게 마치 ‘난공불락’ 요새로 알려져 있다.

버마족 등 불교도인들에게 C2C 전도법이 효과적인 전도 수단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조영생 미얀마 선교사는 미얀마 양곤에서 불교도들을 대상으로 한 ‘C2C 복음 전도 사례’를 발표했다. 불교권 선교를 위한 연구 모임인 불교권선교아카데미(공동대표 이용웅 김승호 손승호 선교사)가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태국 치앙마이 홀리데이 가든 호텔에서 열린 선교포럼에서다. ‘불교도들에게 효과적인 복음전달’을 주제로 열린 포럼은 불교권 선교사들이 선교지 문화와 역사를 깊이 이해하고 효과적인 복음 전달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태국 베트남 라오스 중국 미얀마 등 다양한 선교지에서 사역 중인 시니어 선교사 20여명이 참석해 각국의 선교 현황과 경험을 나누며 각 지역에 맞는 선교 전략을 심도 있게 다뤘다. 특히 선교지 문화와 역사를 존중하며 복음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전략과 방법론에 대해 논의했다.

불교권선교아카데미 제공

조 선교사에 따르면 불교도들이 가장 많은 나라 10개는 중국 일본 태국 베트남 미얀마 스리랑카 캄보디아 한국 인도 말레이시아로 꼽힌다. 그는 “C2C 전도법이야말로 불교권 선교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C2C는 Creation To Christ의 약자로 연대기적 성경 이야기로 창조부터 시작해 그리스도 예수에 이르는 구속사를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 주제로 전달하는 복음 전도 도구다. 1990년 후반 미국 남침례교단 총회 선교부인 IMB 소속 선교사들이 개발해 2000년 초부터 사용됐다.

조 선교사는 지난해 1월부터 지난 10월까지 2년 가까이 C2C 전도를 통해 미얀마 양곤 타욱짠 지역주민을 만났다. 접촉한 7370명 가운데 복음을 다 들은 이는 2537명, 그리스도를 영접한 사람은 982명, 영접을 주저한 사람은 851명이다.

조 선교사는 “만난 사람 가운데 영접한 이들의 비율은 13%, 복음을 다 들은 사람 중 영접한 이들은 39%에 달했다. 세례 또는 침례 받은 사람들은 60명”이라며 “복음을 듣고 영접 여부를 주저한 사람들과 영접한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복음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사람들이 1800명 이상이다. 이는 C2C 전도법이 미얀마 불교도들에게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달되는지 보여주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조영생 미얀마 선교사. 불교권선교아카데미 제공

C2C 전도가 불교권에 효과적인 여러 이유도 설명했다. C2C는 창조, 타락, 구약 십계명과 희생 제사, 예수 그리스도의 행적 및 죽음과 부활, 재림까지 성경 전체 내용을 요약해 전달한다. 이야기 형식으로 전달하기 때문에 흥미진진하고 중간에 질문하거나 끼어들어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는 일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고 조 선교사는 전했다.

또 그림을 그려가며 전하기 때문에 듣는 사람들의 집중도가 매우 높고 지식인이나 문맹인 누구에게든지 전달할 수 있다. 또 그는 “하나님과 인간과의 관계를 중심 주제로 복음을 전하기에 불교권처럼 관계와 공동체를 우선하는 문화 속 사람들에게 매우 적합하다”며 “복음을 전하다 보면 많은 사람이 이해하지 못하거나 오해하는 것을 보게 된다. 우리는 복음을 유창하지만 쉽고 분명하게 전달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조언했다.

C2C 전도법. 조영생 선교사 제공

참석자들은 이번 포럼을 통해 난공불락처럼 여겨지는 불교권 선교에 새로운 가능성과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포럼 내용이 전 세계 불교권 선교사들과 공유돼 선교적 열매를 맺길 소망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