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ASEAN)+3(한·중·일) 거시경제조사기구(AMRO)가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을 1.9%로 전망했다. 지난 10월 제시한 전망치보다 0.1% 포인트 낮춰잡은 수준이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으로 글로벌 불확실성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AMRO는 6일 이런 내용의 ‘2024년 한국 연례협의 결과’를 발표하며 내년 한국경제에 대해 “글로벌 경제 환경, 특히 미국 무역정책에 대한 높아지는 불확실성을 반영해 1.9%로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 이유를 설명했다. AMRO는 “수출 모멘텀은 반도체 사이클의 하락과 미국의 관세 인상 가능성을 고려할 때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망치는 국내외 주요기관이 최근 제시한 것과 유사하거나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9%로 예상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1%로 내다봤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1.8%로 예상했다.
AMRO는 한국의 주요 수출국인 미국, 중국 등의 성장률 둔화를 위협요인으로 지목했다. AMRO는 “미국, 유럽, 중국의 급격한 성장 둔화는 글로벌 수요를 위축시켜 한국의 수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미국 행정부가 수입 관세를 대폭 인상할 경우 한국의 수출 전망은 악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 내수에 대해서는 제조업 투자회복, 통화완화 정책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AMRO는 내년 한국 물가 상승률을 지난 10월(2.0%)보다 0.2% 포인트 낮춘 1.8%로 제시했다. 다만 AMRO는 중동 분쟁 격화에 따른 에너지가격 상승, 기상이변 등이 물가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AMRO는 내수회복 지원을 위해 통화정책의 긴축을 완화할 것을 권고했다. AMRO는 “정책금리 인하는 가계 대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지만, 기존 대출자의 부채 부담을 완화하고 문제가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프로젝트에 참여한 시행사, 건설사 등의 자금 여건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세종=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