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국정원 홍장원 1차장에게 한동훈 체포 지시…거부하자 경질”

입력 2024-12-06 12:52 수정 2024-12-06 12:54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를 해제한 4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이 비상계엄 사태 관련 보도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 3일 국가정보원 간부에게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와 협조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을 체포하라고 지시를 내렸지만, 국정원 간부가 지시를 이행하지 않자 경질한 것으로 6일 알려졌다.

여권과 정보당국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가 있던 지난 3일 홍장원 국정원 1차장에게 전화를 걸어 방첩사와 협력해 한 대표를 체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다만 홍 차장은 ‘국정원에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조직과 인력이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이행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홍 차장에게 직접 지시한 것을 두고 여권에서는 조태용 국정원장이 윤 대통령의 지시를 거부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조 원장은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기 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계엄 선포에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홍 차장의 지시 불이행을 항명으로 간주해 경질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홍 차장은 이날 오후 열리는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관련된 증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대표 측은 전날 밤 윤 대통령이 홍 차장에게 한 대표 등을 체포하라고 지시한 사실을 제보를 통해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해명과는 배치되는 내용이 속속 확인됐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와는 차원이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대한민국과 국민을 지키기 위해서 윤석열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집행정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며 사실상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이종선 이강민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