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비상계엄 당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국회 본회의장으로 들어가 의원들을 밖으로 빼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작전 도중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화도 받았다고 했다.
곽 사령관은 6일 특전사령부를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김병주·박선원 의원이 지난 3일 밤 계엄군이 국회의사당에 진입했을 당시 상부에서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 묻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제가 판단했을 때 국회의원을 끌어내는 것은 명백히 위법 사항이기 때문에 항명이 될 줄 알았음에도 그 임무를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곽 사령관은 부대 출동 시 내린 지침을 묻는 말에 “출동했을 때 정당하지 않은 모습들이 있어서 우선적으로 절대 개인 인원들에게 실탄을 주지 말라고 했다”고 답했다. 비상계엄 상황을 알게 된 시점에 대해선 “언론에 보도되기 20여분 전쯤 (김용현) 장관 지시를 받아서 (뭔가) 상황이 있을 것 정도로만 인식했다. 비상계엄이라는 상황은 언론 보도를 보고 최초 인지를 했다”고 돌이켰다.
비상계엄 당시 특수전 부대 임무에 대해선 “국회의사당 시설 확보해서 인원 통제하는 것, 선관위 시설 확보 및 외곽 경비, 여론조사꽃 시설 확보 및 경계 등의 임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돌이켜보면 그때 장관 지시를 거부하는 게 옳았다. 그 당시에는 군인 입장으로 수명(명령을 따르는 것)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런 일(2차 계엄)은 (또 다시) 없다고 분명히 말씀드린다. 설사 (향후에) 그런 지시 있더라도 그와 같은 지시는 제가 거부하겠다”고 말했다.
곽 사령관은 ‘윤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거나 전화를 받았느냐’는 김 의원 질문에 “707(특임단)이 이동할 때 ‘어디쯤 이동하고 있느냐’고 전화를 받았다”고 전했다. 다만 “(통화 시점은) 작전 중간, 국회 도착하기 전쯤인데 정확히 시간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 전 장관과는 10차례 내외, 박안수 당시 계엄사령관과는 7~8차례 전화 통화를 했다고 한다.
곽 사령관은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을 거듭했다. 자신의 명령으로 영문도 모른 채 작전에 투입된 부대원들에게도 사과했다. 국회 등에 투입됐던 특전사 병력은 내란 사건에 가담했다는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그는 “우리 부하들은 분명히 제가 지시해 들어갔다. 그 부분은 분명히 제가 책임져야 할 사항”이라며 울먹였다.
곽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전격 선포한 비상계엄을 현장에서 직접 실행에 옮긴 인물 중 한 명으로 소속 부대에서 계엄군 병력을 동원한 역할을 맡았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