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계엄 알았나…“발표 4시간 전 김용현과 통화”

입력 2024-12-06 08:24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왼쪽 사진)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비상계엄 추진 및 실행에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계엄 선포 약 4시간 반 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통화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6일 행정안전부는 더불어민주당 이상식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이 장관이 3일 오후 6시쯤 김 전 장관의 전화를 30초가량 수신했다고 밝혔다. 이달 1일부터 4일까지 양측 사이 수발신 내역은 이 통화가 유일하다.

행안부는 두 사람이 어떤 대화를 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 장관은 해당 통화 경위와 대화 내용을 묻는 연합뉴스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전화는 아예 받지 않았고 메시지는 읽었으나 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이 장관은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의 충암고 후배다.

지난 10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인사 나누는 윤석열 대통령. 뉴시스

두 사람의 통화가 이뤄진 것은 이 장관이 급히 지방에서 서울로 이동하던 때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은 전날 행정안전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 등에서 3일 오후 5시40분쯤 울산에서 서울행 KTX를 탔다고 밝혔다. 애초 오후 9시쯤 비행기로 상경하려던 계획을 바꾼 것이다. 그는 오후 8시 넘겨 서울에 도착한 뒤 계엄을 논의하는 국무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장관은 “점심 무렵에 대통령님과의 일정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지만 그 출처는 함구했다.

행안부는 이 장관이 이달 1~4일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과 통화한 적이 있느냐는 질의엔 “내역이 없다”고 답했다.

‘2차 계엄’ 일어난다면?…이상민 “강력하게 만류할 것”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 비상계엄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한편 이 장관은 전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비상계엄 관련 긴급 현안 질의’에 출석해 ‘당장 내일 윤석열 대통령께서 계엄을 다시 해야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질문에 “이런 상황에서 또 다른 일(계엄)이 발생한다면 강력하게 조언을 드리고 만류를 했을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다만 “(계엄 선포는) 대통령의 권한이기 때문에 정부 각료가 막아서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대통령께서는 헌법적 절차와 법을 준수하는 한도 내에서 계엄을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솔직하게 말씀드려서 국회를 제대로 봉쇄했으면 이런 (비상계엄 해제) 의결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국회의 권한을 막으려고 마음먹었으면 충분히 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국회를 막으려 했으면 할 수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과 관련해 신정훈 행안위원장이 “그 얘기가 말입니까? 국무위원으로서?”라고 질타하자 이 장관은 “그 발언에 대해서는 취소하겠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