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조, 한동훈 방 숨어들어”…韓 항의하자 尹 대답이

입력 2024-12-06 07:21 수정 2024-12-06 07:32
지난 10월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면담했던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체포하려는 ‘계엄군 체포조’가 투입됐던 것과 관련해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직접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6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한 대표는 지난 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과 만나 계엄 선포 당시 자신을 체포하려는 체포조가 투입됐던 데 대해 항의했다. 앞서 국회에 진입한 계엄군이 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 당 대표 등을 체포하려고 했다는 주장이 더불어민주당에서 나온 것과 관련해서다.

한 대표의 항의에 윤 대통령은 ‘계엄군이 그랬다면 (정치활동 금지를 명기한) 포고령 때문에 체포하려 한 것 아니었겠느냐’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체포조가 있었음을 사실상 인정한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자리에는 한 대표와 윤 대통령을 비롯해 한덕수 국무총리, 김기현·권성동·권영세·윤재옥·나경원 의원 등 당 중진들이 참석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입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해제와 관련해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친한(친한동훈)계는 한 대표 체포조 투입설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5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체포조가 한동훈 당 대표실에서 잠복하고 있다가 문을 여니까 쏟아져나오는 장면의 영상이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한 대표 체포 시도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야당은 종북세력이니 야당 대표를 체포하려 했다’는 주장도 논리적 근거는 없지만 야당과 싸우는 여당 대표는 왜 체포하겠다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국힘, 경찰에 한 대표 신변보호 요청

국민의힘은 한동훈 대표의 신변 보호 강화를 이날 경찰에 요청했다. 당 관계자는 “비상계엄 선포 당시 한 대표를 체포하기 위한 ‘체포조’가 투입됐다는 소문이 도는 등 대표 신변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당 차원에서 경호를 강화하는 한편 경찰에도 인력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