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앤 보울 증후군’은 끊임없이 많은 책임(Ball)을 감당하면서 동시에 감정적 부담(Bowl)까지 지고 있는 현상으로, 특히 목회자들이 이 증후군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이는 ‘목회자가 교회의 모든 것에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성경적 모델이 아니라는 주장이 나왔다.
5일 미국 교계 언론에 따르면 조셉 마테라 목사는 최근 ‘목회 스트레스의 8가지 이유’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영적·정서적·신체적 고갈을 가져오는 목회 스트레스를 잘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뉴욕 부활교회 담임목사인 그는 ‘미국사도지도자연합’(USCAL)과 ‘그리스도언약연합’(CCC)을 이끌고 있다. 마테라 목사는 “목회 사역은 고결한 소명이지만 독특한 도전으로 가득한 직책”이라며 “목회자는 교인들을 돌보고 성도들의 영적·정서적·신체적 건강을 돌보는 동시에 개인적 압박을 헤쳐 나가는 임무를 맡는다. 이러한 요구 사항이 해결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스트레스, 탈진, 심지어 도덕적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목회자의 영적·정서적·신체적 고갈에 영향을 미치는 8가지 스트레스로 볼앤 보울 증후군을 비롯해 ‘가족과 자기 자신에 대한 경계 부족’ ‘모호성과 전이’ ‘시간 관리 부족’ ‘신체 건강 소홀히 함’ ‘스트레스 관리 계획 없음’ ‘앉아서만 있는 생활 방식’ ‘끊임없는 소셜미디어 소비’를 꼽았다.
마테라 목사는 에베소서 4장 12절이 목회자가 사역을 위해 성도들을 준비시켜야 함을 가르친다고 강조했다. 목회자가 짐을 혼자 지는 게 아닌 다른 교인들과 책임을 공유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목회자는 다른 사람들에게 사역을 위임하고 힘을 실어 함께 이끌도록 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며 “그럴 때 압박감이 완화되고 하나님께서 주신 소명에 집중할 수 있다”고 했다.
목회자가 스트레스를 받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사역의 책임과 개인 생활 사이에 명확한 경계선이 없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비상 상황에 대응하든 교인들의 필요를 돌보든 항상 연락할 수 있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낀다고 마테라 목사는 전했다. 개인과 가족의 필요가 소홀히 되지 않도록 적절한 경계를 설정해야 한다.
목회자는 교인들이 자신의 감정적 문제, 좌절, 트라우마를 목회자에게 털어놓는 과정에서 전이 현상을 자주 경험한다. 마테라 목사는 “사람들이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돕는 것은 목회 일부지만, 이런 전이는 감정적 고갈로 이어지기 쉽다”고 조언했다. 이어 “다른 사람들의 문제가 주는 끊임없는 부담은 압도적일 수 있으니 부족함이나 무력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시간 관리의 실패도 역시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적절한 시간 관리가 없다면 설교 준비와 상담, 회의, 행정 업무, 개인 연구 등이 여러 방향으로 끌려갈 수 있으며 영적 휴식을 갖지 못할 수 있다. 마테라 목사는 “가장 중요한 것을 우선시하고 휴식과 성찰을 위한 공간을 만드는 등 효과적으로 시간을 관리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전서 6장 19~20절을 통해 ‘우리 몸이 성령의 성전’이라고 역설했다. 우리는 그 성전을 잘 돌보도록 부름을 받았다. 목회자들도 규칙적인 운동, 영양가 있는 식사,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취함으로 신체 건강을 우선시해야 한다.
이외에도 디지털 시대에 끊임없이 소비되는 소셜미디어 사용 시간도 적절하게 관리해야 한다. 미디어 중독은 스트레스와 불안, 심지어 우울증까지 가져올 수 있다. 마테라 목사는 온라인 활동에 대한 경계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디지털 세계의 끝없는 요구에 휩쓸리지 않는다면 자신의 부름에 집중하는 데 도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