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김혜성(25)이 메이저리그(MLB) 구단과 입단 협상에 들어가면서 소속팀 키움 히어로즈는 돈방석에 앉을 기회를 잡았다. 키움은 모기업 있는 다른 구단과 달리 자체 수익으로 자생해야 하는 팀이라 창단 때부터 유망주 해외 진출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왔다.
MLB 사무국은 5일 오전 2시(한국시간) 김혜성을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에 붙였다. 김혜성은 MLB 30개 구단과 이날 오후 10시부터 내년 1월 4일 오전 7시까지 협상할 수 있다.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 소속사인 미국 CAA스포츠와 손잡은 김혜성은 지난달 29일 미국으로 출국해 협상 준비를 하고 있다.
김혜성은 유격수와 2루수 모두 가능하다. 2017년 KBO리그에 데뷔해 통산 953경기 타율 0.304, 1043안타, 37홈런, 386타점, 591득점, 211도루를 기록했다. ‘호타준족’(좋은 타격능력과 빠른 발)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혜성이 MLB 구단과 계약하면 키움은 거액을 손에 쥔다. 한미 선수계약협정에 따르면 이적료는 계약 총액에 따라 다르다. 계약 금액이 2500만 달러 이하면 MLB 구단은 계약금 20%를 키움에 지급한다. 2500만1∼5000만 달러일 경우엔 500만 달러와 2500만 달러 초과 금액의 17.5%를 줘야 한다. 5000만 달러를 넘으면 937만5000달러와 5000만 달러 초과 금액의 15%를 지급해야 한다.
MLB닷컴 등 현지 매체는 2루수가 절실한 시애틀 매리너스를 유력한 행선지로 보고 있다. 계약 규모는 최대 3년 2400만 달러(약 340억원)가 거론된다. 이 경우 키움은 480만 달러(약 68억원)를 받는다.
키움은 그간 선수들을 MLB 구단에 팔아 4220만2015달러(약 597억원)라는 거금을 챙겼다. 2015년 피츠버그에 강정호를 보내면서 500만2015달러를 손에 넣었고 2016년 미네소타와 박병호(현 삼성 라이온즈) 계약으로 1285만 달러를 벌었다. 2021년 김하성(샌디에이고)과 지난해 이정후(샌프란시스코) 계약으로 각각 552만5000달러, 1882만5000달러를 받았다.
모기업 없는 구단의 숙명이다. 키움은 주전급 선수를 트레이드 해서라도 지명권을 추가로 얻어 매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큰손 역할을 한다. 지난해와 올해 각각 14명을 지명했다. 나머지 구단이 9~12명을 지명한 것과 대조적이다. 그러는 사이 리그 순위는 2년 연속 꼴찌(10위)를 기록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