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현 어반랩스 대표 “대체 단백질 ‘커플로어’, 새로운 식품 혁신”

입력 2024-12-05 13:34
김선현 어반랩스 대표.

“국내에서 100% 수급 가능한 단백질 원료가 탄생했습니다. 새로운 대체 식품이 개발된 것이죠. 식품 업계는 물론 미래의 국가 식량 안보 상황에서도 혁신적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확신합니다.”

김선현 어반랩스 대표는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무실에서 국민일보와 만나 어반랩스가 개발한 ‘커플로어(Cofflour)’에 대해 이같이 소개했다. 그는 “우리나라 식량 자급률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며 “탄수화물은 쌀로 대체를 할 수 있겠지만 단백질은 콩, 고기 등을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대체 원료가 매우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커플로어는 향후 식량 안보 위기를 타개할 만한 혁신적 발명품”이라고 힘줘 말했다.

커플로어는 커피 찌꺼기(커피박)에서 추출한 식물성 대체 단백질이다. 커피 찌꺼기는 버려지는 부산물로 여겨져 왔지만 어반랩스는 이를 재활용해 단백질을 추출했고, 이후 다양한 성분을 배합해 커플로어로 재탄생시켰다. 버려지는 식재료로 다른 식품을 만드는 ‘푸드 업사이클링’을 커피 찌꺼기를 통해 구현한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코엑스가 지난달 20일부터 24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동반 개최한 ‘푸드위크 2024’에 설치된 어반랩스 부스 모습. 어반랩스 제공

김 대표는 “커플로어는 전례 없는 식물성 대체 단백질 원료”라며 “고단백·저당·항산화·고식이섬유·저탄수 성질의 기능성 식품으로 업계에 혁신적 제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기존의 단백질 공급원인 대두(콩)를 보완하면서 커플로어를 분말과 액상 형태로 다양한 식품에 폭넓게 활용하기 위해 숱한 연구를 거듭했다고 했다.

그 결과 커플로어는 비건(Vegan·채식주의자)용 대체 식품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해 식품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 대표는 기능성 식품을 처음 개발한 2020년 이후 약 4년 만에 커플로어를 제과 등 다양한 식품에 적용, 출시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여러 원료를 합쳐 커플로어 단백질을 48%까지 끌어 올렸다”며 “원료를 더 맛있고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맞춤형 개발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어반랩스 역시 올해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주최하는 농식품 벤처육성 지원사업(첨단기술)에 선정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김 대표는 “커피 안에 있는 단백질이 13~16% 정도 들어 있지만, 그 영양 성분 중 0.2%만 쓰이고 99.8%가 버려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전에는 단백질을 넣고 싶어도 분리대두단백, 유청 단백밖에 없었다”며 “하지만 이제 커피 찌꺼기를 재활용해 탄생한 커플로어가 새로운 매력적 선택지가 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실제로 커플로어를 활용해 만든 빵은 기존의 질감, 식감을 유지하면서도 고단백, 고식이섬유 등 영양소는 훨씬 풍부하다. 커피 특유의 풍미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김 대표는 “커플로어는 국가 식량 안보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재차 언급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공급망 교란과 비료값 폭등, 기후변화 등 복합적 요인으로 식량 가격이 폭등하자 세계 각국은 미래 먹거리 확보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커플로어를 비롯한 대체 단백질은 단순히 건강식으로 각광받는 것을 넘어 향후 직면할 식량 위기 상황에서 중요한 자원이 될 수 있다. 김 대표는 “수입산 대두 원료에만 의존하는 기존의 방식이 유지된다면 식물성 단백질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선현(오른쪽) 어반랩스 대표가 지난달 26일 '2024 서울 기후테크 컨퍼런스'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어반랩스 제공

커플로어는 커피 찌꺼기라는 음식물 쓰레기를 재활용한 제품인 만큼 환경친화적 원료로도 평가된다. 어반랩스는 지난달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4 서울 기후테크 컨퍼런스’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김 대표는 “푸드 업사이클링을 연구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계속 발견하게 된다”며 “새롭게 개발되며 탄생하는 대체 식품은 푸드 테크 안에서도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인데, 대체 단백질 시장 규모는 향후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커플로어처럼 다양한 대체 식품을 개발해 소비자들에게 여러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을 자신과 어반랩스의 사명으로 여기고 있다.

김 대표는 “식품이 다양하게 발전할수록 인류는 더 맛있고, 더 건강한 음식을 먹으며 풍요를 누리게 된다”며 “우리가 몰랐었던 식품에 대한 가능성을 발견하며 여러 대체 식품을 개발해 상품화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