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골프협회(USGA)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주관 대회에 트랜스젠더 선수는 출전할 수 없게 됐다.
USGA와 LPGA투어는 “남성 사춘기 이전에 성전환한 여성 중에 남성 호르몬 수치가 정한 수치보다 낮아야만 USGA와 LPGA 투어가 주관하는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는 규정을 도입해 2025년부터 시행한다”고 5일(한국시간) 밝혔다.
LPGA 2부인 엡손투어와 LPGA투어와 제휴한 유러피언여자프로골프(LET)도 이 규정을 적용하기로 했다. 사실상 공식 대회에서 남성이었다가 여성으로 전환한 선수의 출전이 금지된 것이다. 다만 취미로 하는 골프는 이 규정에 해당되지 않는다.
USGA와 LPGA투어는 의학, 과학, 스포츠 생리학과 골프 경기력 분석 등 관련 분야 최고 수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두 단체는 “생물학적 성별에 따라 운동 경기력 차이가 있고 이런 차이는 사춘기가 시작되는 때부터 발생한다”면서 “사춘기 이후는 골프 경기력에서 우위를 누린다”고 이 규정을 도입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규정 도입의의은 남자였다가 여성으로 전환한 헤일리 데이비드슨(스코틀랜드)이 LPGA투어 퀄리파잉시리즈에 응시하면서 촉발됐다.
데이비드슨은 남자 선수로 윌밍턴대, 크리스토퍼 뉴포트대 골프팀에서 활약했다. 그리고 2015년에는 US오픈 남자 대회 지역 예선에도 출전한 바 있다.
데이비드슨이 LPGA투어 퀄리파잉시리즈에 응시하자 여자 골프 선수 275명은 데이비슨의 퀄리파잉스쿨 응시 반대 청원서를 LPGA와 미국골프협회(USGA), 국제골프연맹(IGF)에 제출했다.
이들은 “남성은 여성보다 골프에서 볼을 치는 능력치가 약 30% 우월한 것으로 추정된다. 남녀의 해부학적 차이는 클럽 헤드 스피드와 볼을 맞힐 때 일관성을 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고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데이비드슨은 LPGA투어 퀄리파잉시리즈 최종전에는 진출하지 못했다. 다만 2부인 엡손투어에는 조건부 출전권을 획득했다.
데이비드슨은 “예상했던 일이다. 침묵하고 이른바 중립을 지킨다는 사람들이 아무 일도 하지 않은데 감사한다. 여러분들의 침묵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역설적 불만의 글을 소셜 미디어에 올렸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