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한 우려’ 언급했던 캠벨 부장관 “계엄, 심한 오판”

입력 2024-12-05 09:32 수정 2024-12-05 10:24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4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심하게 오판했다(badly misjudged)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날 “중대한 우려”를 언급했던 캠벨 부장관이 비판 수위를 높인 것으로 해석된다.

캠벨 부장관은 이날 아스펜전략포럼이 워싱턴 DC에서 개최한 포럼에서 한국 상황에 대한 질문을 받자 “나는 윤 대통령이 심한 오판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계엄령의 과거 경험에 대한 기억이 한국에서 깊고 부정적인 울림이 있다”고 말했다.

캠벨 부장관은 국회의 계엄 해제 결의에 따라 계엄이 해제된 점을 거론하며 “주목할 만한 것은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이후에 헌법상 과반수가 계엄령을 철회할 수 있고 야당과 여당이 함께 ,국회에 있는 모든 의원들이 헌법에 따라 계엄령 철회를 의결했고, 윤 대통령은 헌법에 있는 그 규정을 준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한국이 정치적으로 양극화되고 분열됐다는 점을 거론하면서도 “이 조치(계엄)가 매우 문제가 있다(deeply problematic)는데 양측(여야)이 동의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한국 민주주의의 깊이에 대해 안심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캠벨 부장관은 또 미국이 계엄 선포를 미리 파악하지 못한 데 대해서는 “내가 말할 수 있는 한 가지는 외교부, 기획재정부, 대통령실 등 한국 정부 내 우리의 대화 상대방이 거의 모두 (계엄 선포에) 깊이 놀라워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사람들이 나와서 이것이 매우 불법적인(illegitimate) 과정임을 분명히 할 준비가 돼 있었다”며 “우리가 여기서 일부 위안과 확신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캠벨 부장관은 “앞으로 몇 달간 한국은 도전적인 상황에 처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우리의 목표는 동맹이 절대적으로 견고하다는 것을 분명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캠벨 부장관은 전날 일본 관련 한 행사에서도 한국 계엄 사태 발언을 자청하며 “우리는 중대한 우려를 갖고 최근 한국의 상황 전개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