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대학가에서도 분노가 번지는 모양새다. 이화여대 교수 6명은 “윤석열의 내란죄를 즉시 수사하고 탄핵하라”고 주장했다.
이화여대 시국선언 준비위원회 소속 교수 6명은 4일 긴급성명서를 통해 “평안했던 지난밤,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 우리는 결코 되돌아가고 싶지 않은 독재정권의 망령과 다시 마주해야 했다”며 “헌법에 의해 보호받아야 하는 국민의 국회가 계엄령에 대한 통고조차 받지 못한 채 군대의 침입으로 난장판이 되고 정치인과 무고한 시민에게 총구가 들이대졌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윤석열이 초래한 내란 행위로 과거의 악몽을 다시 마주해야 했던 시민들, 특히 계엄군의 총칼에 목숨을 잃었던 광주항쟁의 희생자들과 민주화운동으로 기본권을 짓밟혔던 투사들, 민주사회라면 당연한 언론, 집회, 결사의 자유를 빼앗겼던 많은 평범한 시민들과 구시대의 산물로 여겼던 아픔을 또다시
생생하게 함께 나누어야 하는 이 비현실적인 상황이 매우 절망스럽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의 사퇴와 그를 포함한 김용현 국방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내란죄 수사를 촉구했다. 또한 대통령이 자진 사퇴하지 않는다면 여·야당이 함께 탄핵을 추진하고, 현직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를 방지할 수 있는 법적 장치를 완비하라고 강조했다.
이날 서울 주요 대학 총학생회장들도 계엄 사태를 규탄하는 성명을 잇달아 냈다. 서울대학교 총학생회는 “불의에 항거하는 4·19 민주 이념을 무참히 짓밟은 행위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고려대학교 교수와 연구자 370여명도 이날 긴급 시국선언을 통해 “이런 말도 안 되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을 막지 못해 지식인으로서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전했다.
고려대에는 재학생들이 실명으로 쓴 대자보가 붙었다. 한 학생은 대자보에서 “지난밤 공수부대가 유리창을 깨고 국회 본청으로 진입하는 모습을 생중계로 지켜봤다”며 “단 한 번도 부끄러웠던 적은 없었던 내 나라 대한민국을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기지 못하는 이 상황을 더 이상 견딜 수 없다”고 참담함을 토로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