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6시간짜리 비상계엄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일으킨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 10명 중 7명이 윤 대통령의 탈당에 반대하고 있다는 소식이 국민의힘 내부에서 흘러나왔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가 끝난 뒤 취재진을 만나 “현재까지 국민의힘 의원 70%가 윤 대통령의 탈당을 반대하는 분위기다. 당이 상당히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국민의힘의 많은 의원이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의 심각성을 잘 못 느끼는 것 같다. 국민의힘이 여당으로서 국민에게 책임 있는 말씀을 드려야 하는데 (의총에서) 그런 내용이 나오지 않아 상당히 마음이 아프고 실망스럽다. 많이 유감스럽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탈당 대신 이날 의총에서 내각 총사퇴와 김용현 국방부 장관 해임을 요구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내각 총사퇴와 김 장관 해임, 윤 대통령 탈당 요구 3가지를 이번 사태의 후속 대응책으로 제시한 바 있다. 그는 이날 의총 후 “난상 토론이 벌어졌다. 첫 번째, 두 번째 안에는 뜻이 모아졌지만 세 번째 안에는 여러 의견이 있어 계속 들어보자는 잠정 결론 을 내렸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에게 어떤 요구를 할지는 오후 의총 등을 거쳐 결론이 날 전망이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여당들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내란죄에 해당한다며 탄핵을 추진하는 데 대해 한 대표는 “야당의 여러 주장에 대해 (국민의힘의 입장을) 하나 하나 설명하는 것은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라며 말을 아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