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 계엄령을 선포한 이후 온라인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이용에 제약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자 시민들은 텔레그램에 가입하는 등 발 빠르게 ‘디지털 피난처’를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새벽 엑스(X) 등에는 ‘텔레그램 깔아라’, ‘새벽 동안 지인들이 텔레그램 가입했다는 알림이 엄청 쌓였다’는 등의 글들이 연이어 게시됐다.
한때 네이버 카페 접속과 뉴스 댓글 달기, 온라인커뮤니티 접속 등에 실제 장애가 발생하면서 온라인 소통이 중단될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됐고, 이에 따라 해외에 서버를 둔 텔레그램 가입자가 급증한 것이다.
네이버 등 대부분 서비스 장애는 갑작스러운 트래픽 증가로 인한 일시 장애였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불안을 지우지 못했다.
X에는 ‘계엄 관련 이야기를 하려면 텔레그램에서 해라’, ‘다들 VPN과 익명 메신저 깔아라’ 등의 글도 다수 올라왔다. 윤 대통령 실명을 써서 비방했다가 체포될 수 있다는 설도 퍼졌다.
실제 가상사설망인 VPN을 깔았다는 누리꾼들도 있었다. VPN을 활용해 IP 주소를 숨기면서 표현의 자유가 제한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려 한 것이다.
X 실시간 트렌드에는 이날 시민들의 혼란과 우려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날 ‘비상계엄’과 관련된 게시물은 80만개를 훌쩍 넘으며 1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도 ‘대통령 탄핵’, ‘대통령 탈당’, ‘일정 취소’ 같은 계엄과 관련된 키워드가 실시간 트렌드에 오르며 관련 게시글만 약 100만개가 쏟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카카오톡에도 비상계엄과 관련한 오픈 채팅방이 다수 개설됐다.
‘윤석열’, ‘계엄’, ‘비상’ 등을 해시태그로 내건 채팅방에서 시민들은 계엄 상황에 대한 우려를 내보였다.
구글에서도 14시간 전부터 현재까지 ‘계엄령’이 실시간 트렌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가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