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숙여 “죄송합니다”… 사죄하고 떠난 계엄군

입력 2024-12-04 11:15
4일 새벽 국회에서 철수 중이던 한 계엄군이 시민들을 향해 고개 숙여 사죄하는 모습. 유튜브 채널 허재현tv 캡처

윤석열 대통령이 간밤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계엄군이 국회에 투입된 가운데 동원된 계엄군 중 한 명이 시민들에게 허리 숙여 사과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4일 한 유튜버는 자신의 채널에 이같은 모습이 담긴 영상을 올리고 “오늘 항의하러 국회 앞으로 몰려온 시민들에게 허리 숙여 ‘죄송합니다’ 말해주고 간 이름 없는 한 계엄군인이 있었다”고 밝혔다.

영상을 보면 이 유튜버는 이날 새벽 비상계엄 해제 후 국회에서 철수하는 군인들을 향해 “국가 안위를 지키는 본연의 목적으로 돌아가달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에 철수하던 계엄군 중 한 명이 가던 길을 멈춰 뒤를 돌아보더니 시민을 향해 연신 허리를 숙이며 “죄송합니다”라고 인사한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아들 둘이 군인이라 눈물이 난다” “어린 군인들이 우리의 아들, 자식, 형, 오빠다” “할 일 한 것뿐. 명령에 살고 명령에 죽는 게 군인인데 잘못한 것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10시30분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후 4일 자정쯤 계엄군이 국회 본관 정문으로 진입을 시도하며 야당 의원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그 과정에서 계엄군들은 2층 국민의힘 당 대표실로 연결된 유리창문을 깨고 강제 진입했고, 당직자들은 계엄군 진입을 막기 위해 소화기를 분사하며 아수라장이 됐다.

계엄군은 국회가 본회의를 열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킨 뒤인 오전 1시30분쯤 철수를 시작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