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전 ‘계엄설’ 꺼냈던 김병주 “사태 핵심은 충암고”

입력 2024-12-04 11:00 수정 2024-12-04 11:23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간밤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즉각 대응에 나선 국회에 저지돼 6시간 만에 해제한 가운데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4일 “윤 대통령의 충암고 선후배이자 핵심 측근인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크다”라는 취지의 분석을 내놨다. 김 위원은 4성 장군 출신으로 지난 8월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할 수 있다고 발언해 시선을 끈 바 있다.

김 위원은 이날 CBS 유튜브 채널 진행자와 인터뷰에서 ‘계엄 관련 정보가 있었냐’는 질문을 받고 “(윤 대통령이) 궁지에 몰리면 계엄을 선포하기 쉬운 구조였다”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계엄을 건의할 수 있는 사람은 국방장관과 행안장관인데 두 사람 모두 충암고 출신이다. 이 경우 합리적 판단을 한다든가 중간에 제동을 걸어줄 사람이 없을 수 있다. 이런 구조가 가장 큰 위험이었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은 “여러 정황 증거가 있다. 계엄이 선포되면 핵심은 국방장관과 수방사령관, 계엄사령관 3명이다. 이들이 경호처장 공관에서 비밀 회동을 하고 이상민 장관이 국군방첩사령부를 방문하는 일들 모두 비상적이었다”라고 말했다. 김용현 장관과 이상민 장관 외에도 여인형 방첩사령관과 박종선 제777사령관도 충암고 출신이다. 방첩사는 박근혜정부 시절 계엄령 검토 문건을 작성했던 국군기무사령부 후신이다.

앞서 김 위원은 지난 8월 15일 CPBC 라디오 ‘김준일의 뉴스 공감’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김용현 당시 대통령 경호처장을 국방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을 두고 “(윤 대통령이 자신의 탄핵 상황이 오면)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 (충암고) 친정 체제가 구축되면 (계엄이) 쉽게 결정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직후 같은 당 김민석 의원과 이재명 대표가 힘을 보탰지만 당시에는 가설 정도로 받아들여졌다.

한편 김 위원은 계엄군에 대해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부가 비밀리에 움직인 것 같다는 평가도 내놨다. 그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에 출연해 “수도방위사령부 특임 부대, 공수 부대와 달리 전방 부대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수방사도 저녁에 일상 업무를 하는데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뒤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투입된 수방사 병력도 우왕좌왕한 상태였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은 “전방 군단장들도 (계엄) 발표 후 화상으로 대기를 시켜둔 상태였다. 화상회의를 하지 않은 채 군단장들을 묶어둔 상태라 (그들도) TV를 보고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알았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됐던 박안수 육군 참모총장에 대해서는 “어제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 들어갔다는 제보를 받았다. (박 총장은) 그때 알았을 것으로 보인다. 수방사령관도 그때 알았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