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사태를 겪은 국민들이 간밤의 충격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내가 지금 2024년에 비상계엄 사태를 목도한 게 맞느냐”며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4일 SNS에서 한 사용자는 “한강 작가님이 노벨문학상을 받고 영화 ‘서울의 봄’이 (청룡영화상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해에 ‘비상계엄 선포’를 하다니”라며 “내가 2024년을 살고 있는 게 맞고 이게 다 한 해에 일어난 일인 게 맞나”라고 한탄했다.
다른 이들도 “이게 2024년 대한민국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대통령이 자기 지위 지키겠다고 국회 입구를 막고 5·18 때나 나오던 계엄군을 불러들이다니 내가 2024년에 살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서울의 봄’ 영화가 떠오르는 공포의 밤이었다”며 충격을 호소했다.
이례적인 계엄 상황은 6시간 만에 막을 내렸지만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통령 탄핵 논의가 불가피해졌다” “탄핵의 명분이 만들어졌으니 국회는 대통령 탄핵을 진행하라” 등의 반응이 있었다.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계엄 선포가 내란 행위일 수 있다고 성토했다. 한 교수는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헌법 파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비상계엄 요건이 도저히 성립 안 된다”며 “계엄 선포로 대통령의 탄핵 사유 성립, 계엄 선포 자체가 내란 행위일 수 있다”고 전했다.
경제에 입힐 타격에 대한 우려와 불안감도 터져 나왔다. “계엄이 해제돼도 이미 타격을 받은 경제가 다시 회복되기 쉽지 않고 결국 이 나라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 그 타격 다 떠안아야 한다” “경제는 나락에 빠지고 사회는 혼란에 빠졌다” “국가 신용이 완전히 무너졌다” 등의 탄식이 쏟아졌다.
이날 미래에셋증권 서상영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계엄 발표와 해제 등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라면서 “한국 채권시장은 대외 신인도와 관련 있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한국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이 안정을 보였고, 원화와 해외 ADR(주식예탁증서) 등이 변동성 확대 후 일부 안정을 보였다는 점은 우호적”이라고 분석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