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문짝·소화기 들었다… 긴박했던 계엄군 대치 순간

입력 2024-12-04 06:55 수정 2024-12-04 10:21
4일 새벽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계엄군이 국회 본청으로 진입을 시도하자 국회 당직자 등이 소화기를 분사하며 저항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 계엄군들이 국회 경내로 진입하면서 통제에 저항하는 시민들과 극심한 마찰을 빚었다.

비상계엄 선포 후 1시간 가까이 지난 오후 11시30분쯤 무장한 계엄군들이 국회 본청 2층 내부에 진입을 시도하면서 국회 당직자 등이 극렬히 저항했다. 본청 안에 있던 국회 보좌진은 의자와 책상 등 각종 자재로 문을 막아서고 소화기까지 뿌리며 계엄군의 출입을 저지했다.

1층에도 계엄군 출입을 막으려 나무 문짝과 대형 화분이 동원됐다. 일부 계엄군은 유리 창문을 깨고 내부로 들어오기도 했다. 이러한 대치 상황이 1시간 가까이 이어졌으나 계엄군들은 3층 본회의장까지 진입하진 못했다.

국회 당직자와 보좌진이 본청을 지키는 사이 4일 오전 1시 본회의에서는 재적 의원 300명 중 재석 190명 만장일치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의결됐다.

잠시 뒤 철수 명령이 내려졌고, 계엄군들도 군장을 챙기며 자리를 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4시27분쯤 용산 대통령실에서 생중계를 통해 “계엄 사무에 투입된 군을 철수시켰다”며 비상계엄 선포를 해제한다고 선언했다. 전날 밤 10시25분쯤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6시간 만이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