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尹 행보, 미국 놀라게 해” “많은 한국인 분노”

입력 2024-12-04 06:27 수정 2024-12-04 09:36
4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비상계엄 선포 해제를 발표하는 장면이 방송을 통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뉴욕타임스와 CNN 등 주요 언론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를 3일(현지시간) 온종일 메인 뉴스로 보도했다.

NYT는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가 계엄령 해제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후 압력에 굴복해 내각을 소집하는 대로 화요일 늦게 선포한 비상 계엄령을 해제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NYT는 ‘한국의 계엄령이 바이든과 미국의 핵심 동맹을 시험하다’는 제목의 별도 기사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을 모범 민주주의 국가로 칭송하고 북한, 중국, 러시아에 대한 보루로서 군사적 관계를 강화해 왔다”며 “윤 대통령의 움직임은 바이든 행정부를 놀라게 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화요일 밤늦게 발표된 윤 대통령의 특별 선언은 많은 한국인을 분노하게 했고, 1980년대 후반 한국이 민주주의로 전환하기 전 군사 통치가 어떻게 사용되었는지에 대한 고통스러운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며 “1980년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계엄령이 선포된 것은 쿠데타로 군사 독재 정권이 들어선 뒤였다”고 전했다. 이어 “이 명령(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겨우 6시간 동안 지속됐지만, 활기찬 민주주의로 유명한 이 나라에 광범위한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CNN도 “윤 대통령의 조치는 수십 년 동안 민주주의 국가로 여겨져 온 대한민국을 흔들었고, 동시에 더 고통스럽고 권위주의적인 과거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CNN은 별도 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 급락 배경으로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의혹을 거론하며 “이 스캔들은 수습되기는커녕 4월 총선에서 진보 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윤 대통령과 그의 보수 정당에 본격적인 위기로 확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격렬한 정치 상황에도 지난 40년간 계엄령을 선포한 한국 지도자는 없었다”며 “최근 지지율이 20% 아래로 떨었진 윤 대통령은 이제 정치적 미래에 대한 어려운 질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NBC방송은 “윤 대통령은 갑자기 계엄령을 선포하고 군대를 동원해 6시간 동안 나라를 혼란에 빠뜨린 후 물러섰다”며 “(계엄령 선포) 약 155분 만에 전국적 저항에 직면한 뒤 그렇게 한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