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제재에 보복’…中, 갈륨 등 이중용도 품목 美수출 금지

입력 2024-12-03 20:29
미국과 중국 국기 이미지.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추가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산 갈륨, 게르마늄 등 민간·군수 이중용도 품목에 대한 미국 수출을 금지한다.

중국 상무부는 3일 홈페이지를 통해 “국가 안보와 이익을 보호하고 확산 방지 등 국제적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수출통제법 등 법률 규정에 따라 관련 이중용도 품목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이중용도 품목을 미국의 군 관련 사용자에게 수출하거나 군사 목적으로 수출하는 것이 금지된다. 갈륨, 게르마늄, 안티몬, 초경질 재료와 관련한 이중용도 품목은 원칙적으로 미국 수출이 허용되지 않는다. 흑연 이중용도 품목은 더 엄격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 갈륨과 게르마늄은 반도체와 태양광 패널, 레이저, 야간투시경 등 다양한 제품에 널리 사용된다.

상무부는 “규정을 위반해 중국이 원산지인 관련 이중용도 품목을 미국에 이전하거나 제공한 모든 국가·지역의 조직 또는 개인은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출 통제 배경과 관련해선 “최근 몇 년간 미국은 국가 안보 개념을 과도하게 확대하고 경제, 무역, 과학 기술 문제를 정치화하고 무기화했다”면서 “수출 통제 조치를 남용하고 관련 제품의 대중국 수출을 부당하게 제한하고 많은 중국 기업을 제재 대상에 포함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억압과 봉쇄를 위한 제재 목록은 국제 무역 규칙을 훼손하고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침해하며 글로벌 산업 및 공급망의 안정성을 해쳤다”면서 “중국 정부는 확고하게 높은 수준의 개방을 추진하고 국가안보 개념을 과도하게 확대하는 잘못된 접근 방식을 단호히 반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국가 안보 수호를 명분으로 2022년 8월 1일부터 갈륨과 게르마늄 관련 품목을 허가 없이 수출하지 못하게 하는 수출 규제를 시행했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시장에서 갈륨의 98%, 게르마늄의 60%를 생산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이번 조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의 반도체 규제에 맞서기 위해 서방의 경제적 이익을 표적으로 삼을 의향이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