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소속 로스 킹 교수가 “지난 20년 사이 한자 교육이 한국어 교육장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렸다”며 한국에서 한자를 적대시하는 경향에 대해 지적했다.
킹 교수는 지난달 30일 유튜브 채널 ‘어썸코리아’에 공개된 ‘한국을 직접 찾아온 하버드 언어학 박사가 길거리에서 한국어 보고 분노한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한국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해당 영상에서 킹 교수는 “한국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문자 민족주의다. 한글에 대한 숭배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글이 훌륭하지 않다는 건 아니지만 한글만 강조하는 것은 좋지 않은 현상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한자를 적대시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킹 교수는 “한자라는 문자 체계와 한문이라는 언어를 너무 타자화해서 적대시하는 경향은 좋지 않다”며 “진짜 한국어를 잘하려면 한자를 공부해야 한다. 좀 더 교양 있는 한국어 사용자가 되려면 한자를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킹 교수는 외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방법도 아쉽다고 평가하며 국민총생산(GNP)을 기준으로 한국어 교육 전략을 달리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는 “GNP가 낮은 나라의 경우 학습자들의 동기 부여가 도구적”이라며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는 한국에서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어를 배운다”고 설명했다.
반면 서유럽이나 북미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은 훨씬 더 개인적인 충동 때문에 한국어를 배울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경우는 학습자들에게 다른 동기 부여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킹 교수는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아시아학과 한국어 문학 교수다. 1983년 예일대에서 일본어-한국어로 언어학과 정치과학을 공부했으며 86년과 91년 각각 하버드대에서 언어학으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99년 미국 미네소타주에 한국어 마을 ‘숲속의 호수’를 설립한 이후 2014년까지 촌장으로 일하며 한국어와 한글 역사 연구, 한국 문화 교육과 보급과 관련해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박주원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