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동포 맞아준 나라” 한-키르기스스탄, 포괄적동반자관계 수립

입력 2024-12-03 14:35
윤석열 대통령과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포괄적 동반자 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수교 이후 32년 간의 양국 협력 성과를 높이 평가하는 한편 경제와 안보 등 다방면에서 교류를 증진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과 자파로프 대통령은 양국 관계를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윤 대통령과 자파로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이후 총 28개항으로 구성된 ‘포괄적 동반자 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양 정상은 자유, 민주주의, 법치, 인권과 같은 공동의 가치와 원칙을 확인했다. 이어 양국 국민의 공동 발전과 번영, 글로벌 차원의 평화 보장을 위해 관계를 격상하기로 뜻을 모았다.

무역 및 경제협력을 활성화하기로 합의한 양국은 ‘대한민국 정부와 키르기즈공화국 정부 간 이중과세방지협정 개정의정서’와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에너지 효율,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과 관련된 ‘에너지 분야 및 핵심광물 협력 MOU’,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통한 개발 협력의 동력이 될 ‘EDCF 기본 약정’도 체결했다. 키르기스스탄 측은 이날 에너지, 관광, 교통, 농업, 수자원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한국의 투자 유치를 희망한다며 투자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는 1992년 수교보다 훨씬 앞서 시작된 양국의 인연이 언급됐다. 한국 측은 1930년대 고려인 동포를 따뜻하게 맞아준 키르기스스탄 국민들에게 감사를 표명했다. 한국과 키르기스스탄은 고려인 사회가 키르기스스탄의 사회적, 경제적 발전에 기여했고, 양 국민의 문화적 친밀감과 우애를 강화하는 등 양국 협력의 가교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과 자바로프 대통령은 올해 양국 간 직항편이 증편된 것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의 유엔총회 계기에 자파로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했었다. 윤 대통령은 이 때에도 한국과 키르기스스탄 간 직항 노선이 개설된 점을 언급하며 양국의 인적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공동성명에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한반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는 문구가 담겼다. 키르기스스탄 측은 한국의 ‘담대한 구상’과 자유, 평화, 번영의 통일 한반도를 위한 ‘8.15 통일 독트린’에 지지를 표했다. 양 정상은 테러리즘과 극단주의 예방, 국제 조직범죄 대응, 사이버범죄 퇴치, 국경 통제 및 초국경 협력 확대, 불법 마약 거래 근절을 위한 노력 강화 필요성에도 공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