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그만두고 딸 셋 엄마로… “내가 설 곳 없었던 적도”

입력 2024-12-03 14:23 수정 2024-12-03 14:24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경기시흥작은자리지역자활센터 홈페이지 캡처

스물한 살에 아이가 생겨 대학을 그만두고 그대로 딸 셋의 엄마가 된 한 여성의 고군분투 자립 사연이 ‘2024 자활사업 박람회’를 통해 소개됐다.

보건복지부는 3일 이 박람회에서 성공 수기 공모전 대상을 받은 조지혜씨의 사연을 밝혔다. 꿈 많던 대학생이던 스물한 살의 조씨는 아이가 생기고 나서 대학을 그만뒀다. 어린 나이에 엄마라는 이름으로 삶을 이어가기란 쉽지 않았다. 남편의 사고와 장애 판정, 가정폭력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딸들을 생각하며 버텼다.

그러나 남편의 폭력이 딸들에게까지 향하자 그는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는 가정폭력 후유증으로 병원에 다니고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며 자책감을 느꼈다. 당시를 회상하며 조 씨는 “이 사회엔 내가 두 발 딛고 설 수 있는 곳이 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다 찾은 행정복지센터에서 안내받은 자활사업은 한 줄기 빛과 같았다. 모두 힘들다고 하는 편의점 업무도 흥미롭고 고맙기만 했다. 조씨는 새로운 일을 배우면서 인생의 어려움으로 바닥까지 떨어진 자존감을 많이 채울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슴에 큰 돌처럼 앉아 있던 빚을 일부 갚은 것만으로도 제 미래엔 희망이 생겼다. 지금은 잘 살아낼 수 있을 것만 같은 설렘이 있다”며 “누군가 저처럼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다면 자활을 통해 희망의 불씨를 틔울 수 있었으면 한다. 아직 세상은 살아갈 만하고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박람회에서는 지혜 씨 외에도 자활사례관리 공모전 당선자, 취약계층 고용과 사회 가치 창출에 기여한 우수 자활기업, 청년자립도전자활사업 우수사례 공모 당선자에 대한 시상식도 함께 진행됐다. 한 해 동안 자활사업을 우수하게 수행한 지자체에는 대통령 표창 1점과 국무총리 표창 1점, 복지부 장관 표창 12점이 수여됐고 지역자활센터 종사자와 담당 공무원, 유관기관 종사자 등 96명도 장관 표창을 받았다.

자활근로사업은 저소득층에게 근로 기회를 제공해 자활 기반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근로유지형, 사회서비스형, 인턴·도우미형, 시장진입형 등의 유형이 있으며 참여자는 맞춤형 자립 경로 설정을 위한 역량탐색, 교육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