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만 폭설 아니네”… 美 100㎝ 넘게 눈 쌓인 곳 속출

입력 2024-12-03 11:53
펜실베이니아 이리 카운티에 눈이 쌓인 모습. 엑스(Marissa Lawrence) 캡처

미국에서 펜실베이니아, 뉴욕주 등 오대호 주변 지역에서 지난 주말 폭설이 내려 여행자와 운전자들의 발이 묶이고, 쌓인 눈 때문에 주택이 매몰되기도 했다. 특히 미국 최대 휴가철 중 하나인 추수감사절(11월 28일) 직후여서 눈 속에 고립된 차량이 잇달아 발생했다.

2일(현지시간) CNN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오대호 주변 지역에선 ‘호수 효과’로 인해 최대 100㎝가 넘는 눈이 쌓였다. 호수 효과는 차가운 공기가 비교적 따뜻한 호수 위를 지나갈 때 눈이 돼 내리는 현상이다. 남하하던 북극의 차가운 공기가 오대호의 따듯한 물을 빨아올려 강한 눈을 만드는 것이다. 오대호는 미국의 미네소타 위스콘신 일리노이 인디애나 미시간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뉴욕주와 접하고 있다.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폭설이 내린 미국 오대호 인근의 한 지역에 쌓인 눈. 엑스(AubreyBASSic) 캡처

이날 미시간주 경찰에 따르면 12대 이상의 차량이 눈 속에 충돌사고를 일으켜 최소 한 명의 운전자가 중상을 입었다. 도로는 양방향으로 폐쇄됐다.

이번 폭설은 추수감사절 직후에 발생해 이동에 불편을 겪은 이들이 많았다. 뉴욕주 경찰은 추수감사절인 지난달 28일과 이달 1일 사이 뉴욕 서부 일부에서 펜실베이니아주까지 최소 110대의 차량을 도왔다고 밝혔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지난달 29일 상황이 빠르게 악화되자 11개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는 이튿날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우리 행정부는 뉴욕 서부와 북부 지역의 눈보라에 대응하기 위해 24시간 내내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 주 정부 기관과 100명 이상의 주 방위군 대원이 폭풍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현장에 있다”고 전했다.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주 방위군을 불러 고립된 운전자를 돕고 응급 구조대원이 갇힌 사람에게 연락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고 엑스에서 밝혔다. 샤피로 주지사 측은 펜실베이니아 주 경찰이 지난달 29, 30일에 걸쳐 24시간 동안 약 200건의 도로 사고에 대응했다고 집계했다.

펜실베이니아주 이리 카운티에서는 운전자 중 일부가 제설 작업 중에 갇히는 일이 발생했다. 이리의 자치구인 노스이스트에는 지난달 28일 밤부터 30일 오후까지 106㎝가 조금 넘는 눈이 쌓였다. 뉴욕 반스 코너스 마을에는 30일 아침까지 116㎝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호수 효과로 악명 높은 뉴욕의 터그 힐 지역 일부에는 약 165㎝의 눈이 쌓였다.

펜실베이니아 북서부와 뉴욕 남서부의 일부 지역은 3일까지 약 50.8㎝의 눈이 더 쌓일 수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