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뫼 산’을 손가락 욕으로?… MBC 드라마 ‘수어 희화화’ 논란 사과

입력 2024-12-03 10:01 수정 2024-12-03 12:59
MBC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에서 수어 통역사인 홍희주(채수빈)가 산사태 뉴스를 전달하면서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뫼 산’을 뜻하는 동작을 하고 있다. MBC 방송 캡처

최근 방영 중인 MBC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에서 ‘뫼 산’을 표현하는 수어를 손가락 욕에 빗대는 장면이 나와 ‘수어 희화화’ 논란이 일자 제작진이 사과했다.

지난 2일 ‘지금 거신 전화는’의 제작진은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일부 수어 장면으로 심려를 끼친 점 사과드린다”며 “드라마는 사람들 간 ‘소통’을 중요한 테마로 삼아 기획한 작품으로 농인들의 소중한 소통 도구인 수어를 희화화하거나 조롱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수어는 드라마에서 두 주인공이 오랫동안 닫혀 있던 마음을 열고 소통하게 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중요한 소재”라며 “사람과 사람을 잇는 중요한 소통 도구인 수어의 가치를 오롯이 전달하는 작품으로 남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제가 된 장면은 지난달 22일 방영된 1화에 등장했다. 드라마에서 수어 통역사인 홍희주(채수빈)가 산사태 뉴스를 전달하면서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뫼 산’을 뜻하는 수어를 하자 스태프들이 방송사고라며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해당 수어가 손가락 욕을 할 때의 모양과 유사했기 때문이다.

홍희주의 수어를 지켜보던 아나운서가 해당 동작을 따라하며 농담을 하는 장면. MBC 방송 캡처

또한 옆에서 홍희주의 수어를 지켜보던 아나운서가 해당 동작을 따라 하며 “이거 산이죠? 뫼 산? 잘했어요” “제대로 먹여줬네요, 엿”이라고 농담을 하는 장면도 이어져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한 시청자는 게시판에 “수어 통역사의 손짓이 욕설인 것처럼 되는 바람에 스태프들이 웅성거리는 장면이 있는데, 비장애인이 청각장애인의 소통 수단인 수어를 이런 식으로 모욕하고 비하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