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뮤어? 로어? 슬롭?”… 옥스퍼드 올해의 단어 후보들

입력 2024-12-0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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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옥스퍼드대가 ‘뇌 부패’(brain rot)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옥스퍼드대 출판부는 2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뇌 부패’를 올해의 단어로 발표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우리 언어 전문가들이 연중 6개로 압축한 최종 후보를 놓고 3만7000명 이상이 2주간 공개 투표에 참여했고, 광범위한 대화를 거쳐 뇌 부패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영미권 주요 사전 중 하나인 옥스퍼드 영어사전을 발간하는 옥스퍼드대 출판부는 매년 올해의 단어를 선정한다. 지난해의 경우 카리스마에서 파생돼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라는 뜻으로 사용되는 ‘리즈’(rizz)가 뽑혔다.

옥스퍼드대 출판부는 ‘뇌 부패’를 “사소하거나 도전할 가치가 없는 것으로 간주되는 온라인 콘텐츠를 과도하게 소비해 지적·정신적으로 퇴행하거나 악화할 가능성이 있는 상태”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소셜미디어에서 과도하게 생산되는 저품질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우려를 나타낼 때 사용하는 표현으로 ‘뇌 부패’에 주목했다”며 “이 단어는 지난해 대비 올해 사용량이 23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뇌 부패’는 틱톡, 유튜브 숏츠, 인스타그램 릴스에서 짧은 분량으로 생산되는 영상 콘텐츠, 이른바 숏폼을 소비하는 영미권 10~20대가 자신이나 친구들에게 자조를 담아 사용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옥스퍼드대 출판부는 “Z세대(1995~2009년생)와 알파세대(2010년 이후 출생자)의 커뮤니티에서 주로 언급되던 ‘뇌 부패’가 이제 온라인 콘텐츠 과잉 소비에 대한 사회적 우려 속에서 주류 언론도 사용하는 표현이 됐다”고 부연했다.

나머지 5개의 후보작도 2024년을 상징할 만한 단어들로 제시됐다. BBC에 따르면 단정하거나 얌전한 외모·행동, 혹은 지나친 과시·노출을 피한 의상을 묘사하는 ‘드뮤어’(demure)와 실시간 변동 가격제를 뜻하는 ‘다이내믹 프라이싱’(dynamic pricing)도 후보에 올랐다.

또 특정 주제나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해 구전되는 배경지식을 통칭하는 ‘로어’(lore), 연애·판타지 요소를 결합한 장르인 ‘로맨타지’(romantasy), 인공지능(AI)으로 조악하게 생성된 창작물을 칭하는 ‘슬롭’(slop)도 후보군에 포함됐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