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총학 사과 요구, 어처구니없다…책임물을 것”

입력 2024-12-02 17:06
지난달 24일 오후 남녀공학 전환 반대 유인물이 가득한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정문 앞에 경찰 순찰차가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동덕여대가 학교 측이 사과하면 본관 점거를 풀겠다는 총학생회의 요구에 선을 그었다.

동덕여대는 2일 교무처장인 이민주 비상대책위원장 명의로 낸 입장문에서 “반대 의사를 폭력으로 행사한 당사자가 오히려 대학에 사과를 요구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위원장은 “무엇을 사과하라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일부 학생들이 반대하니까 무조건 논의를 철회하라는 주장은 억지이자 독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총학은 이번 불법행위가 일부 흥분된 학우들의 우발적 행동이었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변명만 하고 있다. 치밀한 계획에 의한 불법 점거, 도가 넘는 위법행위 등에 대한 증거들은 넘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학은 총학을 비롯한 주동 학생들에게 그 책임을 엄격히 묻겠다”며 “점거가 길어질수록 책임은 무거워진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수업 거부로 비롯된 결석을 해결해달라는 총학 요구에는 “협박과 종용 때문에 불가피하게 수업거부에 동참한 학생들이 있다는 점을 참작하겠다”며 “더 이상의 수업 방해는 용납할 수 없다”고 답했다.

총학은 전날 학교 측이 비민주적인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대해 사과할 경우 본관 점거를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내년도 공학 전환 관련 차기 총학과의 논의, 학생 의견 수렴 구조체 신설, 수업 거부에 대한 출결 정상화 등의 조건을 제시했다.

대학 측은 총장 명의로 총학생회장을 비롯한 학생과 성명불상자 21명을 공동재물손괴·공동건조물침입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