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검·션이 함께 지은 그 집, 독립운동 후손 보금자리 되다

입력 2024-12-02 13:09
가수 션(왼쪽)이 지난해 11월 배우 박보검과 함께 독립유공자 후손 위한 15번째 보금자리 집짓기 현장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 션 인스타그램 캡처

한국해비타트와 가수 션이 최근 전남 광양에서 독립유공자 후손을 위한 새 보금자리 헌정식을 했다. 항일농민운동을 주도한 애국지사 박병두 선생의 후손 가정에 헌정된 이번 보금자리는 해비타트와 션이 매년 광복절에 개최하는 기부 마라톤 ‘815런’을 통해 모은 기금으로 지어졌다.

박병두 선생의 후손 가정은 “증조할아버지께서 독립운동을 위해 전 재산을 바치셔서 부모님도 그동안 힘들게 지내오셨다”며 “거동이 불편하신 아버지께서 이전 집에서는 위험해서 밖에 잘 못 나가셨는데 새집에 입주하신 후 산책도 하며 근력도 상태도 좋아지시는 것 같다”고 감사해 했다. 박병두 선생의 후손 가정은 전남 광양의 해비타트 희망의 집짓기 다세대 주택 10가구 중 하나에 입주했다. 이곳은 션과 배우 박보검 등 많은 봉사자가 건축 봉사에 참여해 손길을 보탠 공간이다.

가수 션이 독립유공자 후손 위한 15번째 보금자리 헌정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해비타트 제공


박병두 선생은 일제강점기 시절 친일 지주가 무리한 소작료를 징수하고 횡포를 부리자 농민을 이끌고 시위운동을 펼쳤다. 정부는 항일농민운동을 주도한 고인의 공훈을 기려 2005년 건국포장을 추서했다.

815런 캠페인 홍보대사인 션은 “나라를 위해 일생을 바친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그 후손에게 대신 전하고 싶다”며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게 해준 분들을 더 많은 사람이 기억할 수 있도록 100호 집이 지어지는 날까지 계속 달리겠다”고 밝혔다.
가수 션이 독립유공자 후손 위한 15번째 보금자리 헌정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해비타트 제공


815런은 해비타트와 션이 2020년부터 매년 광복절마다 독립유공자 후손 주거환경개선을 위한 기금 마련을 위해 개최하는 기부 마라톤이다. 특히 올해 1만4000명이 함께 달렸으며, 55개 기업이 후원하고 개인 후원까지 더해져 13억여 원의 역대급 기부금을 모았다. 해비타트는 지난 4년간 815런으로 마련된 기금으로 박병두 선생의 후손 가정에 선물한 15호를 포함해 모두 17채의 집을 헌정했다.

2024 815런에서 81.5㎞를 완주한 가수 션과 러너들. 해비타트 제공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