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며 무기 부족에 시달리는 러시아에 최신형 다연장 로켓포(방사포)를 포함한 여러 포격 시스템 100대를 넘겨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여기에는 북한군이 한국과 전쟁이 터지면 서울을 타격하기 위해 배치한 로켓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회의 산하 거짓정보대응센터의 안드리 코발렌코 센터장을 인용해 이렇게 보도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이 나라는 로켓포를 1000대 넘게 보유하고 있었지만 전쟁이 3년 가까이 장기화하면서 전력 손실이 큰 상황이다.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포격 시스템에는 M1991 다연장 로켓포가 포함돼 있다. 중량이 85㎏에 이르는 240㎜짜리 로켓탄을 최대 60㎞까지 쏠 수 있다. 우크라이나가 보유한 모든 포격 시스템을 능가하는 성능을 갖추고 있다는 전언이다. 우크라이나가 미국에서 받은 고속 기동 포병 로켓 시스템 하이마스(HIMARS) 정도만 M1991을 상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1991은 북한이 한국을 위협할 때도 사용하는 무기다. 미국 워싱턴DC 소재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M1991에 대해 “북한이 서울을 위험 상태로 유지하는 핵심 수단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포브스는 북한이 휴전선을 따라 산에 지어둔 보루(콘크리트 등으로 만든 군용 구축물)에 M1991을 뒀다가 전쟁 발발 시 서울을 포격하는 데 쓸 것이라고 소개했다.
M1991은 북한 로켓포 전력의 핵심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올해 들어 로켓포 시험·검수 사격 참관, 포병학교 실탄 사격 훈련 지도 등 관련 공개 행보를 여러 차례 보여 왔다. 북한이 러시아에 M1991을 수출한 것이 확인됨에 따라 김정은의 이런 공개 행보가 러시아 측에 자국 무기의 성능을 과시하기 위한 쇼케이스 차원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북한은 M1991 외에 ‘주체포’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M1989 자주포도 러시아에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45kg짜리 170㎜ 포탄을 최대 40㎞까지 날려 보낼 수 있다. 포브스는 러시아군이 M1989를 이용해 우크라이나군의 진지를 타격할 뿐 아니라 러시아-우크라이나 국경에서 40㎞가량 떨어진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를 포격하는 데도 쓸 것이라고 봤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