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롯데그룹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한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실장의 경영 능력이 본격 평가대에 오른 모습이다.
1일 롯데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전무는 이날부터 부사장으로서 역할을 수행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롯데그룹은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최고경영자(CEO) 21명을 교체하는 고강도의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임원의 22%가 퇴임해 임원 규모는 지난해 말 대비 13% 축소됐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이었던 2021년 임원인사보다 더 큰 폭이다.
신 부사장은 2022년 롯데케미칼 상무보로 합류한 뒤 2년 만에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그만큼 주어진 책임감도 막중하다. 신 부사장은 1986년 3월생으로 올해 38세를 맞았다.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전무,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겸임하고 있다. 핵심 자금원이었던 롯데케미칼과 롯데유통의 본체라 할 수 있는 롯데쇼핑의 실적 부진으로 유동성 위기까지 불거진 상황이기에 ‘80년대생’ 신 부사장의 위기 경영 능력에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다.
롯데쇼핑은 이번 정기 임원 인사에서 총 16명의 임원이 퇴임했다. 롯데백화점은 부산 센텀시티점을 포함해 실적이 부진한 점포의 매각, 복합개발 등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의 올해 1~3분기 누적 적자는 615억원이다.
롯데면세점도 다음달 10일부터 쇼룸 ‘나우인명동’ 영업을 종료한다.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롯데의 매장 효율화 작업의 일환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3분기 영업손실 460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기관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에서 해외면세점 가운데 경영 상태가 부실한 점포 철수를 검토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현재 롯데면세점은 일본, 베트남, 호주 등 시내 면세점 3곳과 공항면세점 10곳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 6600억원을 기록했다. 신 부사장이 글로벌전략실장을 맡고 있는 롯데바이오로직스 역시 지난 3분기 200억원 순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롯데그룹이 이처럼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신 부사장은 바이오 위탁생산개발(CDMO)등 신사업의 성공적인 안착을 포함해 그룹의 미래 비전을 발굴해야 하는 임무를 맡게 됐다. 지난해 롯데지주로 자리를 옮긴 뒤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해 안팎으로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신 부사장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내부적 환경은 갖춰졌다. 이번 정기 임원 인사로 임원이 대거 교체되면서 공석이 적지 않게 생겼고, 임원진 평균 나이도 젊어졌다. 이에 1980년대생인 신 부사장이 경영 철학에 맞는 인재를 기용하기 수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