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액 철회 없이 증액 없다는데…이재명 “지역화폐 예산 증액 노력”

입력 2024-12-01 16:4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죽도동 포항시전통시장상인연합회 사무실에서 열린 포항 전통시장 상인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가장 주력하고 있는 예산이 지역 화폐”라며 “짧은 시간이 남아있긴 하지만 최대한 (지역 화폐 관련 예산을) 늘려보도록 하겠다”고 1일 밝혔다. 여당과 대통령실은 민주당이 내놓은 삭감 예산안 철회 없이 증액 논의는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은 만큼, 이 대표의 지역 화폐 증액 언급을 시작으로 협상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이 대표는 이날 경북 포항 죽도시장 상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지역 화폐는 제가 만든 것이기도 하지만, 시행한 정책 중에 가장 복합적이고 효과가 좋은 정책”이라며 “굳이 정부에서 (관련 예산 증액을) 안 하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에게는 삭감할 권한밖에 없다 보니 불필요한 예산을 삭감하는 안을 국회 예결위에서 통과시켰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날 시장 방문에 앞서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쓸데없이 특활비 등만 잔뜩 넣어놓으니 삭감안이 통과된 것”이라며 “정부가 수정안을 내면 이후 저희와 협의하면 된다. 진지한 협상이 가능하다면 길이 없겠나”라고 언급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9일 정부 원안보다 4조1000억원을 줄인 677조4000억원 규모의 감액안을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단독으로 처리했다.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 특수활동비(82억5100만원), 검찰 특정업무경비(506억9100만원), 감사원 특경비 및 특활비(60억원) 등을 삭감했다.

지난 29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정 위원장이 야당 단독으로 감액 예산안을 통과시키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과 대통령실은 야당이 선제적으로 삭감 예산안을 철회해야 증액 논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예산 감액안 단독 처리를 철회하고 예산안 합의 처리에 나서길 촉구한다”며 “야당의 일방적 예산 삭감으로 인해 민생, 치안, 외교 등에 문제가 생기고 국민에게 피해와 문제가 발생하면 이는 전적으로 야당인 민주당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 또한 “향후 모든 논의의 시작점은 단독 감액안 철회”라며 “철회 없이는 증액 협상도 없다”고 밝혔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거대 야당 민주당의 선(先) 사과와 감액 예산안 철회가 선행되지 않으면 예산안에 대한 그 어떤 추가 협상에도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