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도권에 내린 기록적인 폭설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이어진 가운데 지역 교회들도 예배당 붕괴 등 사고를 겪었다. 피해 교회들은 막막한 상황 속에서도 ‘감사’를 먼저 찾으며 복구에 힘을 모으고 있다.
경기도 오산평화교회(허성도 목사)는 1일 주일예배를 교회 식당에서 드렸다. 사흘 전 교회 지붕이 무너져 예배당에 들어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은 지 30년이 지난 교회 지붕이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폭삭 주저앉았다.
허성도 목사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지난 28일 오전 10시쯤 예배당에 큰 소리가 나 부교역자가 달려가 보니 지붕이 무너져있었다고 한다”고 다급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허 목사는 “다행히 예배당이 비어있어 인명피해는 없었다”면서 “불과 몇 시간 전 새벽 예배를 드렸는데 성도들이 예배당에 있었으면 어땠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고 설명했다.
지붕 붕괴로 피아노와 오르간을 비롯해 각종 집기와 방송 장비들이 모두 파손됐다. 복구 업체에서 눈대중으로 낸 견적이 5~6억원, 공사 기간도 3개월이 넘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허 목사의 목소리는 밝았다.
“지난 한 달 동안 저와 우리 성도들이 약속한 것이 ‘일상 속에서 감사 찾기’였습니다. 사고 후 성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수습 기간을 ‘감사를 연습하는 시간으로 삼자’고 말했습니다. 아무도 안 다친 것이 감사, 식당에서 오순도순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것도 감사, 내년이 우리 교회 설립 50주년인데 새 예배당을 꾸밀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폭설로 지붕이 무너진 또 다른 곳, 경기도 부평시민교회 이석윤 목사도 ‘전화위복’을 고백했다. 부평시민교회는 다용도실로 쓰던 꼭대기 3층 지붕이 부서졌다. 교회학교 아이들의 놀이터나 성도들의 교제 공간으로 쓰던 층이었다.
이석윤 목사는 “지난 금요예배 때 낙심하지 말고 고난 너머 있는 은혜를 사모하자고 성도들과 다짐했다”면서 “이 상황을 통해 하나님께서 하실 일을 기대하고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단 차원의 재난 구호도 이어질 전망이다. 사고가 발생한 다음 날 오산평화교회를 방문한 류승동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총회장은 “교회가 이른 시일 안에 아름다운 모습으로 복구될 수 있도록 교단에서도 계속해서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이라고 격려했다. 기성 총회는 이번 폭설 피해 입은 교회 현황을 접수하고 지원금을 전달하는 등 구호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