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野사과·감액예산안 철회 없이 추가 협상 불가”

입력 2024-12-01 14:16 수정 2024-12-01 15:06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의 감액 예산 본회의 부의에 대해 즉각 사과와 철회를 요구했다. 이에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추가 삭감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격화하고 있다.

추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재명 대표의 지시에 따른 날치기 통과로 헌정사상 유례없는 막가파식 행패”라며 “재난 재해 대비 예산, 민생·치안 예산 등을 무차별 삭감하는 행태는 예산 심사권을 정쟁의 도구로 삼아 정부·여당을 겁박하는 예산 폭거이자 의회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일방적 예산 삭감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야당의 일방적인 예산 감액으로 민생 고통과 치안 공백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되고 재난 재해에 대한 적기 대응을 어렵게 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예결위 날치기 처리에 대해 국민과 정부, 여당에 사과하고 즉각 감액 예산안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예산안 협상 재개를 위해서는 민주당의 사과가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만일 민주당이 다수의 위력으로 예결위 강행 처리 후 이를 지렛대 삼아 야당의 무리한 예산 증액 요구 수용을 겁박할 의도라면 그런 꼼수는 아예 접기를 바란다”며 “거대 야당 민주당의 선(先) 사과와 감액 예산안 철회가 선행되지 않으면 예산안에 대한 그 어떤 추가 협상에도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향후 이번 예산 삭감으로 인해 민생, 치안, 외교, 재해 대응 등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모든 책임은 예산안을 날치기 통과시킨 민주당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명심하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도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을 하루 앞둔 이날 여야의 대치는 심화하고 있다. 국회는 정부의 동의 없이 예산을 감액할 수 있다. 다만 예산을 증액하거나 새로운 항목을 추가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동의가 필수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반발에도 추가 예산 삭감 가능성을 언급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내일 본회의에 감액 예산안을 상정하기로 했다”며 “정부가 아무 대응도 하지 않는다면 (현재 감액한 것에서) 수정안으로 더 많은 감액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증액이 필요하면 수정안을 내면 된다”며 “정부가 수정안을 내면 이후 저희와 협의하면 된다”고 말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