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우영우’이승민, DP월드투어 주관 AAAC 대회 우승…“장애우들에게 희망되도록 하겠다”

입력 2024-12-01 12:14
30일(현지시간) 호주 첼트넘의 킹스턴 히스GC에서 열린 G4D투어 호주 올어빌리티 챔피언십(AAAC)에서 우승한 이승민이 손가락으로 하트를 그려 보이고 있다. 볼미디어

자폐성 발달장애 골프 선수 이승민(27·하나금융그룹)이 2년여만에 국제 대회에서 우승했다.

이승민은 11월 30일(현지시간) 호주 첼트넘의 킹스턴 히스GC(파72·6682야드)에서 열린 G4D투어 호주 올어빌리티 챔피언십(AAAC) 마지막날 3라운드에서 보기 5개에 버디 3개를 묶어 2오버파 74타를 쳤다.

최종 합계 4언더파 212타를 기록한 이승민은 킵 퍼포트(영국)와 웨인 퍼스키(호주)의 추격을 무려 14타 차 공동 2위로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번 대회는 DP 월드투어가 주관하는 세계 장애인 골프투어다. 이승민은 현재 세계 장애인 골프 랭킹 2위에 올라 있다. 이번 대회 공동 2위에 입상한 퍼포트가 랭킹 1위다.

2022년 US 어댑티브오픈 이후 약 2년 만에 국제 대회 정상에 복귀한 이승민은 매니지먼트 회사인 볼 미디어를 통해 “이런 큰 대회에서 우승해 무척 영광”이라며 “가족과 후원사, 항상 훈련을 도와주는 윤슬기 형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2라운드 때 1, 2번홀에서 연속 보기로 출발해 조금 흔들렸는데 (윤)슬기 형이 다시 집중할 수 있도록 잘 잡아줬다”라며 “이후 4번홀에서 버디를 만들었는데, 주변에 있던 갤러리분들의 응원도 힘이 됐다. 많은 박수와 응원 덕분에 정말 재밌게 경기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승민은 2025시즌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와 G4D 투어 활동을 병행할 예정이다. G4D투어는 DP 월드투어 주관, EDGA(유럽 장애인 골프투어)의 파트너십으로 운영되는 세계 장애인 골프 투어로 지난 2023년 출범했다.

그 중 가장 큰 대회는 매년 5월에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함께 영국에서 개최되는 G4D 오픈이다. 이는 미국골프협회(USGA)가 주최하는 US 어댑티브 오픈의 유럽판이다.

이승민은 2017년에 KPGA 정회원에 입회하면서 인간 승리 드라마를 썼다. 그 뒤 작년 KPGA 파운더스컵 with 한맥CC 등 총 5차례 컷 통과 기록이 있다.

이승민은 “장애가 있지만 골프를 해보려는 친구들이 많아진 것 같은데 그들에게 희망이 되도록 더 잘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며 “앞으로 세계 장애인 골프 1위와 국가대표에 대한 도전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