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군대에 간다”고 공언했던 트로트 가수 박서진(29)이 과거 정신질환으로 병역 면제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반발이 나오며 논란이 불거졌다.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과 병무청에는 박서진과 관련한 민원이 제기됐다.
1일 방송계와 병무청 등에 따르면 시청자 A씨는 지난달 28일 KBS 청원 게시판에 ‘국방의 의무를 회피하는 공인은 제발 공영방송에 출연시키지 말아달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려 박서진의 출연 정지를 요구했다.
A씨는 “공영방송 KBS는 공적인 이익을 우선하는 방송사인 만큼 비도덕적인 공인의 프로그램 출연 금지는 기본이고 한 해를 마감하는 영광스러운 축제의 수상 후보에도 올리지 말아달라”라고 요청했다.
그는 “(박서진이) 올해 안에 입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본인 역시도 ‘입대 전에 히트곡 하나 만들고 가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오늘에서야 20대 초반에 가정사로 인한 정신질환으로 병역면제 판정을 받았다는 기사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서진은 20대 초반인 2013년에 싱글앨범을 내고 가수 데뷔를 했다”며 “병역면제 판정을 받을 정도의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이 정상적인 앨범 작업은 가능한 건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물심양면으로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오게 해준 팬들에게 이런 상식 이외의 행보는 국민을 우롱하고 기만하는 행위”라며 “이런 행동을 하는 공인이 올해 공영방송 KBS에서 신인상 욕심을 내고 있었다니 할 말을 잃게 한다”고 비판했다.
A씨가 첨부한 자료에는 박서진이 지난 7월 언론 인터뷰에서 “입대 전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 전 국민이 다 아는 히트곡 하나 정도는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한 내용이 담겼다. 다만 현재 해당 인터뷰에선 군대와 관련한 내용이 모두 수정된 것으로 파악됐다.
병무청에도 민원이 접수됐다. 민원인 B씨는 지난달 2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병무청에 박서진의 병역처분 변경에 대해 문의했다”며 자신이 병무청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한 민원 내용을 공유했다.
B씨는 민원에서 “박서진은 현재 방송 활동을 왕성히 하고 있으며 2018년부터 매년 ‘박서진 SHOW’ 콘서트에서 매진 행렬을 이어가며 수많은 관객과 함께했다. 팬들의 폭발적인 환호를 끌어내고 있는 만큼 심신장애는 이제 치유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박서진이 현역병 입영 또는 사회복무요원·대체복무 요원 등 소집 의무가 면제되는 36세 이전에 병역처분변경원서를 지방병무청장에게 제출할 경우 현역 또는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처분 변경이 가능한지 답변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병역법 65조 제8항에는 병역 면제를 받은 남성도 질병 또는 심신장애가 치유됐다면 대통령령에 따라 처분을 취소하고 현역 또는 사회복무요원 복무가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다. 군 복무를 원하는 병역 면제자는 병역법 시행령 제135조의 2에 따라 병역처분변경원서를 지방병무청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박서진이 병역 면제를 받은 사실은 지난달 28일 연예매체 텐아시아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이후 박서진의 소속사 타조엔터테인먼트는 “박서진이 병역 면제를 받은 것이 맞다”며 “20대 초반 가정사 등으로 인한 정신질환으로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박서진은 최근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살림하는 남자들2’에 출연해 가정사를 털어놓은 바 있다. 그는 “만성 신부전증을 앓던 작은 형의 49재 당일에 간암 투병을 하던 큰 형이 간 이식 부작용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다. 두 형을 떠나보낸 뒤 모친까지 자궁경부암 3기 판정을 받으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한다.
1995년생인 박서진은 2013년 첫 싱글 ‘꿈’으로 데뷔했다. 이후 행사계에서 ‘장구의 신’으로 불리며 유명세를 떨쳤다. 지난해 TV조선 ‘미스터트롯2’에 출연한 데 이어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 ‘나는 트로트 가수다’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 등 여러 방송에서 왕성히 활동 중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